‘카풀’까지 동원…멀고 멀었던 울산의 ‘전주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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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전주=조성룡 기자] 같은 한국인데 참 힘들다.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AFC챔피언스리그(ACL) 4강전 울산현대와 포항스틸러스의 경기에서 울산 팬들이 집결했다. 사실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울산 선수단은 전주에서 머무르며 경기를 준비했지만 생계가 있는 팬들은 울산과 전주를 두 차례 왕복하고 있다.

특히 울산은 포항에 비해 더욱 어려운 상황이었다. 포항 팬들이 시의 허락을 받아 경기 관람을 위한 단체 버스를 운영한 반면 울산시는 버스 대절이 방역 수칙 위반에 해당된다는 유권 해석을 내리는 바람에 알아서 전주월드컵경기장까지 와야 했다. 자가용 또는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했다.

울산에서 전주까지 가는 길은 멀다. 자가용과 대중교통 모두 약 세 시간 반 정도가 걸리는 거리다. 하지만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경기가 끝난 후다. 전주에서 울산으로 가는 버스가 일찍 끊긴다. 만일 ACL 4강전이 연장전이라도 간다면 이들의 발은 묶일 수 밖에 없었다.

만일 연장전이나 승부차기에 들어간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한 팬들은 복잡한 상황에 놓일 수 밖에 없다. 전주에서 하루 숙박을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하는 사정이 있을 경우 한반도 투어를 해야한다. 한 울산 팬은 “이럴 경우 대전 등 경부선 라인의 버스가 다니는 광역시로 이동해 거기서 울산 가는 버스를 타야한다”라고 전했다.

그래서 울산 팬들은 삼삼오오 뭉치기 시작했다. 울산 구단 팬 커뮤니티 ‘울티메이트’를 중심으로 카풀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사이트 운영자 또한 전주 카풀에 대한 부분은 예외 규정을 적용해 팬들끼리 교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렇게 카풀에 참여한 사람들이 약 100명 정도로 추산된다.

어쨌든 이들은 우여곡절 끝에 전주로 와 경기를 보고 다시 돌아갈 예정이다. 기자와 교통편에 대해 이야기하던 울산 팬들은 한 마디를 덧붙였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우리는 광역시니까 이렇게라도 가능하지 쟤네 포항은 그것도 안될 것이다. 포항이 어쨌든 단관 버스를 띄울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묘하게 지역의 경쟁심(?)이 드러나는 한 마디였다.

wisdrago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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