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회] ‘군팀’ 김천상무의 K리그1 승격, 진심으로 축하하는 이유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김천상무가 K리그2 우승을 확정짓고 내년 시즌 K리그1 무대로 다시 복귀하게 됐다.

17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2 2021 부천FC1995와 김천상무와의 경기에서 조규성의 득점으로 김천이 부천을 1-0으로 잡으면서 김천상무가 남은 경기 상관 없이 K리그2 우승을 확정했다. 동시에 K리그1으로의 다이렉트 승격도 확정했다.

김천상무의 K리그1 복귀는 다른 팀 팬들에게는 그다지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군인 팀이 프로 1부리그에 속한다는 건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 그리 환영할 만한 일은 아니다. 나 역시 과거 상무 팀은 성적과 상관없이 프로 하부리그에 고정돼 있거나 아마추어 리그에서 뛰는 게 맞다고 주장해왔다. 김천상무가 선수들의 경력 단절을 막고 경기력을 유지하는 걸 목적으로 한다면 꼭 프로리그에, 그것도 1부리그에 있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김천상무는 프로 무대에서 참 난감한 팀이다.

하지만 올 시즌 김천상무의 경기를 보면서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 김천상무가 K리그1 무대에 복귀하는 걸 적극적으로 찬성하기까지는 아직도 마음이 완전히 열리지는 않았다. 딱 12개 팀뿐인 K리그1에서 군인 팀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게 흥행 면에서나 마케팅 측면에서 긍정적이지 않은 건 사실이다. 이왕이면 K리그2의 기업구단이나 시민구단이 승격해 K리그1 무대에서의 스토리가 더 다양해지길 바란 것도 사실이다. 김천상무는 군 팀 특성상 언론에 많은 걸 오픈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올 시즌 김천상무의 경기를 유심히 보면서 이 팀이 K리그1에 올라갈 자격이 충분하다는 건 절실하게 느꼈다. 누군가 보기에는 그저 K리그에서 능력 있는 선수들이 모여 있으니 김천상무의 K리그2 우승과 승격이 당연하다고 느낄 수도 있다. 하지만 실제 경기장에서 본 김천상무 선수들은 그저 기술적으로 뛰어나 상대를 압도하며 설렁설렁 뛰는 팀이 아니었다. 적어도 올 시즌 유심히 김천상무 경기를 지켜본 입장에서 이 사실 하나 만큼은 보증할 수 있다. 김천상무는 그 어떤 팀보다도 투지 있게 경기했다.

김천상무는 ‘클래스’가 있는 팀이다. 그게 그냥 기술이 좋아서 그런 게 아니다. 올 시즌 김천상무 경기를 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이 팀이 경기 내내 가장 시끄럽다는 점이었다. 경기 내내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가장 큰 소리로 서로를 독려하는 팀이 김천상무였다. ‘원래 기술적으로 다른 팀보다 더 뛰어난데 저 정도로 파이팅을 외칠 필요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김천상무는 우승을 확정짓는 부천전에서도 경기 내내 파이팅을 외쳤다. 지난 안양과의 경기에서 박동진은 이 경기에서 이기면 전역이 걸려있는 것처럼 큰 소리로 선수들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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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상무의 집중력과 포기하지 않는 정신, 투지가 K리그2 우승을 할 만큼 압도적이었다. 직접 본 경기 중에서는 지난 8월 김천상무의 충남아산 원정경기가 기억에 남는다. 이날 김천상무는 후반 20분 우주성이 자책골을 기록하면서 선제골을 내줬다. 그런데 곧장 선수들이 경기장 한 가운데로 다 모이더니 깊은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때 느꼈다. 김천상무는 기술적으로만 뛰어난 팀이 아니라 이렇게 정신적으로 리그 최고 수준이라는 사실을 점이었다. 그러면서 김천상무를 바라보는 내 감정도 달라졌다. 그리고 김천상무는 이날 극적으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9월 경남FC와의 원정경기에서도 김천상무는 김용환의 결승골로 3-2 역전승을 거두며 10경기 연속 무패로 선두권 경쟁에서 앞서 나갔다. 경기장에서 가장 시끄러운 팀, 한 골을 먹으면 선수들이 그라운드 한 가운데 모여 재빠르게 깊은 대화를 통해 반전을 이루는 팀이 김천상무였다. 올 시즌 김천상무의 이런 모습을 보며 군팀이라는 점을 떠나 이런 팀이라면 우승과 승격을 이룰 충분한 자격이 있다는 걸 느꼈다. 김천상무는 K리그2에서 공 좀 잘 차는 정도로 거들먹거리지 않는 ‘진짜 프로들’이 모인 팀이다. 나는 김천상무가 ‘잘해서’ 좋은 게 아니라 ‘원팀’이 되기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도 ‘원팀’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줘 좋다.

여전히 ‘그래도 군팀이 아닌 다른 팀이 K리그1으로 올라갔으면’ 하는 마음이 없는 건 아니다. 군팀이 K리그1으로 올라가면 마음 한 구석이 좀 불편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올 시즌 김천상무의 투지를 본 이들이라면 이 팀이 K리그2 우승과 승격이라는 영광을 누리기에 충분하다는 점을 공감할 것이다. 정신력과 투지라는 게 머리에 붕대를 감고 뛰는 걸로만 떠올릴 수 있지만 진정한 정신력과 투지는 한 골을 내줬을 때 그걸 빠르게 극복하고 뒤집을 수 있는 능력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정신력과 투지가 빛난 김천상무의 우승과 승격을 축하한다. 그들은 이 기쁨을 만끽하기에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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