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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전주=김현회 기자] 대전하나시티즌의 일본인 선수 마사가 전주월드컵경기장을 찾았다.

포항스틸러스와 나고야그램퍼스는 17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단판승부를 펼쳤다. 이후 저녁 7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전북현대와 울산현대가 격돌한다. 이 팀 중 승리한 팀만이 4강에 진출할 수 있다. 하루에 같은 경기장에서 두 경기가 열리는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 벌어지게 됐다. 이 경기장에는 K리그2 대전에서 활약 중인 마사가 직접 찾아와 경기를 지켜봤다.

마사는 일본 국적의 선수다. 2014년 J리그 교토상가 유니폼을 입은 그는 이후 임대 생활을 거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다 2019년 K리그에 입성했다. K리그2 안산그리너스에서 활약했고 2020년 수원FC로 이적해서도 팀을 승격시키는 맹활약을 펼쳤다. 이후 강원FC로 이적했던 그는 올 여름 이적시장에서 대전으로 임대 생활을 떠났다. 일본에서보다 한국에서 더 잘 풀린 사례다.

마사는 올 시즌 대전 임대 이후 12경기 7골 1도움으로 활약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어 인터뷰로도 화제를 모았다. 한국에서 K리그 팀과 J리그 팀이 맞붙는 경기는 마사에게는 특별할 수밖에 없다. 마사는 하루 전인 16일 충남아산과의 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하며 체력을 소모했다. 이날 마사는 한 골을 뽑아내면서 대전의 극적인 4-3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후 하루 휴식을 부여받았지만 마사는 휴식도 포기하고 곧장 전주로 달려왔다.

대전은 전날 경기에 나서지 않은 선수들 위주로 이날 오전 연세대와의 연습경기를 진행했다. 전날 풀타임을 소화한 마사는 연습경기에 참가하지 않고 집에서 휴식을 취했다. 이후 에이전트와 함께 점심 식사를 한 뒤 함께 전주로 왔다. 마사는 두툼한 패딩을 입고 본부석에서 경기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경기가 끝나면 이후 펼쳐지는 전북현대와 울산현대의 경기를 직접 보지는 않고 곧장 대전으로 가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이날 경기에 나선 선수 중에 마사와 함께 했던 동료도 있다. 나고야의 주장 시노스케 나카타니가 마사와 고등학교 시절 같은 권역에서 뛰었던 친구다. 마사는 “그때 나하고 부천에서 뛴 와타루가 플레이를 하면 뚫렸던 친구인데 지금은 너무 잘하고 있다”고 웃었다. 마사는 고교시절 프린스리그(U-18) 칸토지역에서 19골 10도움의 득점 2위를 기록하며 그 해 U-18 일본 청소년 대표에 선발된 경험이 있다. 2013 전일본고교선수권 우승과 함께 베스트 일레븐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마사는 이날 경기 하프타임 때 <스포츠니어스>와 만나 “나고야가 선수들의 개인 기량이 좋아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포항도 만만치 않다. 포항에는 친한 선수는 없지만 그래도 인사를 하는 선수들은 몇 명이 있다. 어느 팀이 이길지 모르겠다”고 유창한 한국어로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후반 연속골을 뽑아낸 포항이 나고야를 3-0으로 완파하고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 누구보다 K리그에 진심인 일본인 선수 마사로서는 K리그와 J리그 팀이 격돌하는 이 경기를 대하는 감정이 오묘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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