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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전주=김현회 기자] 전주월드컵경기장 그라운드에 골대가 두 개나 더 등장했다. 이날 경기를 앞둔 그라운드에는 총 네 개의 골대가 있었다. 무슨 이유일까.

포항스틸러스와 나고야그램퍼스는 17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단판승부를 펼친다. 이후 저녁 7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전북현대와 울산현대가 격돌한다. 이 팀 중 승리한 팀만이 4강에 진출할 수 있다. 하루에 같은 경기장에서 두 경기가 열리는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 벌어지게 됐다.

포항과 나고야의 경기를 앞둔 그라운드에는 양 측 골 라인에 두 개의 골대가 더 설치돼 있었다. 골대가 네 개나 한 그라운드에 있는 건 생소한 광경이다. 이유는 무얼까. 바로 전주월드컵경기장 잔디 보호 때문이다. 하루에 거친 두 경기를 소화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잔디를 아껴야 한다는 판단에서였다. 전북현대 측은 경기 하루 전 각 구단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같은 양해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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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골키퍼들이 몸을 풀 때 가운데 있는 정식 골대가 아니라 옆에 있는 보조 골대를 이용해 달라는 것이었다. 전주월드컵경기잔 잔디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다. 특히나 페널티 박스 안쪽은 잔디 상황이 더 불안하다. 골키퍼들이 몸을 풀면서 몸을 날리는 과정을 반복하면 잔디가 금방 상할 수 있다. 더군다나 이 경기 이후 한 경기를 더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골대 앞 잔디가 버텨낼 수 있을지는 걱정이 크다. 이는 경기에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도 있다.

AFC는 경기 전 훈련 때 보조 골대를 터치 라인에 세워 놓고 훈련이 끝나면 이 보조 골대를 철거할 계획이다. 움직임이 많은 페널티 박스 앞보다는 그래도 골키퍼들이 코너 플래그 쪽에서 몸을 푸는 게 잔디를 덜 상하게 한다. 포항 관계자는 “태국에서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할 때도 이렇게 했었다”면서 “이것도 규모가 큰 경기장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저 큰 골대를 옮기려면 큰 문이 있어야 하는데 우리 스틸야드는 문이 작아 골대를 저렇게 임시로 들여놓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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