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성 N석에 등장한 포항 강철전사들, “미리 M.G.B.와 통화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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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전주=김현회 기자] 전북현대가 홈으로 쓰고 있는 전주월드컵경기장이 잠시 포항스틸러스의 홈 경기장으로 변신했다.

포항스틸러스와 나고야그램퍼스는 17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단판승부를 펼친다. 이후 저녁 7시에는 같은 장소에서 전북현대와 울산현대가 격돌한다. 이 팀 중 승리한 팀만이 4강에 진출할 수 있다. 하루에 같은 경기장에서 두 경기가 열리는 좀처럼 보기 드문 일이 벌어지게 됐다. 이 경기의 주최는 전북현대가 아니라 AFC와 프로축구연맹이다.

포항과 나고야의 경기는 공식적으로는 포항의 홈 경기로 진행된다. 전북현대 서포터스의 상징과도 같은 녹색 N석 관중석에는 검붉은 유니폼을 입은 포항서포터스가 등장했다. 이들은 경기 전부터 북을 치며 신나게 응원을 시작했다. 전북서포터스 M.G.B가 있어야 할 곳에 포항서포터스 강철전사가 자리한 모습은 낯설었다. 포항 구단 관계자가 전주성 그라운드에서 업무를 진두지휘하는 모습은 지금껏 본 적 없는 생소한 광경이었다.

전주성 N석으로 온 포항 서포터스는 구단 지원 없이 자비를 털어 포항에서 달려왔다. 오전 8시 포항스틸야드에서 모여 버스 두 대를 타고 전주로 이동했다. 혹시라도 모를 코로나19 상황에 대비해 자체적으로 체온을 측정했고 신상을 기록했다. K리그는 원정팬들의 입장이 금지돼 있지만 AFC 주관 대회에서는 K리그와 같은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들은 연맹과 AFC 문의해 이번 원정 응원을 공식적으로 허가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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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체 관람 버스를 타고 온 70여 명과 현장에서 합류한 50여 명 등 총 120여 명의 포항 팬이 전주성 N석에 자리했다. 이승건 현장악기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도 철저하게 지켰다”면서 “전주성 N석에서 포항을 응원한다는 건 색다른 경험이다”라고 웃었다. 이 현장에는 송민규 마킹이 된 포항 유니폼을 입은 팬도 있었고 전북 머플러를 두른 팬도 한 켠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일반 관중석에도 포항 유니폼을 내건 팬들과 직접 유니폼을 입은 팬들이 자리했다.

이승건 팀장은 “경기를 앞두고 M.G.B 측에 먼저 연락을 했다”면서 “‘우리가 전주성 N석에서 지켜야 할 수칙이 있다면 말해달라’고 했고 M.G.B 측에서는 ‘접착물 등 스티커를 붙이지 말고 응원 후에는 잘 정리를 해달라’는 이야기를 했다. 평소에는 교류가 없는 편이지만 이번에는 그래도 남의 팀 안방에서 응원을 하게 되면서 먼저 연락을 드렸다”고 덧붙였다. 이날 2시에 열리는 경기가 혹시라도 승부차기까지 가게 된다면 포항 팬들과 전북 팬들이 바톤터치를 하는 진풍경도 볼 수 있다.

이승건 팀장은 “이곳을 깨끗하게 쓰고 전북 팬들에게 돌려드릴 예정이다”라면서 “우리가 전주성 N석 응원이 처음인데 M.G.B에 문의하니 어디에서 어떻게 북을 치며 응원하면 더 효과가 좋다라는 ‘꿀팁’도 알려주셨다. 감사드린다. 오늘 우리가 이기고 전북현대와 울산현대의 경기에서는 울산이 이겨서 4강에서 동해안 더비를 했으면 좋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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