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세징야는 정말 귀화를 할까?

최근 대구FC의 세징야에게 또다시 귀화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세징야는 귀화를 하고 싶다는 열망을 종종 드러냈다. 지난 9월 18일 울산현대와의 경기 이후 기자회견장에 등장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당시 세징야는 "언제 귀화 시켜줄 수 있는가"라면서 "진심으로 귀화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팬들도 세징야의 한국 이름으로 '서진야'라는 이름을 짓기도 했다.

물론 아직까지 세징야는 브라질 국적을 가지고 있다. 귀화를 한 상황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기적으로 세징야는 '귀화'라는 키워드가 종종 등장한다. 일각에서는 그의 말이 진심인지 의문을 갖기도 한다. 그리고 국가대표팀을 언급한다는 이유로 "특별 귀화만 노린다"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그렇다면 세징야는 정말 특별귀화 만을 노리고 있을까?

대구 구단도 갖는 의문 "세징야가 특별귀화 가능할까?"

세징야가 귀화를 하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그 중 가장 쉬운 방법이 특별귀화다.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단어다. 특히 특별귀화는 국가대표팀과 연결되기 때문에 더욱 언급되고 있다. 특별귀화는 과학, 경제, 문화, 체육 등 특정 분야에서 매우 우수한 능력을 보유한 자 중에 대한민국의 국익에 기여할 것이라고 인정되는 자에 한해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

특별귀화의 경우 해당 종목 협회의 추천을 거쳐 국적심의위원회의 심의와 면접 심사를 받으면 가능하다. 일반귀화에 필요한 각종 서류와 공부 등이 면제되는 셈이다. 어찌보면 가장 깔끔하고 쉽다. 하지만 세징야가 특별귀화를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구 구단도 "세징야는 대구의 에이스가 맞다. 하지만 특별귀화에 해당하는 자격일지는 모르겠다. 우리는 세징야의 특별귀화를 추진한 적이 없다"라고 말한다.

일각에서는 세징야의 스마트폰 케이스가 국가대표팀 유니폼 디자인이라는 이유로 세징야에게 '혹시?'라는 시선을 던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확대 해석이다. 세징야의 폰케이스는 그저 '팬의 선물'이다. 세징야는 "지난 9월 말 쯤에 팬에게 선물을 받은 것"이라면서 "팬들이 선물을 해준다면 대부분 가지고 다닌다. 특히 이런 특별한 폰케이스면 당연히 갖고 다닌다"라고 <스포츠니어스>에 전한 바 있다. 팬의 선물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는 이야기다.

세징야는 '일반귀화'도 준비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세징야는 귀화를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특별귀화가 아니다. 국가나 소속팀이 권유하는 게 아니라 세징야 가족이 개인적으로 귀화를 준비하는 것이다. 대구 구단 관계자도 "세징야가 귀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알지만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라고 웃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다만 세징야는 여러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귀화는 특별귀화 외에도 일반귀화와 간이귀화가 있다. 일반귀화의 경우 우리가 아는 귀화의 단계를 다 거쳐야 한다. 세징야의 경우 자격 요건은 충족했지만 이후 시험과 면접 등 까다로운 단계를 거쳐야 일반귀화의 관문을 뚫을 수 있다.

하지만 또다른 방법이 있다. 세징야의 아내가 먼저 귀화를 하는 경우다. 취재에 따르면 세징야 뿐만 아니라 아내도 귀화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세징야 아내가 한국 국적을 취득한다면 세징야가 귀화를 할 때 필기시험 등이 면제된다. 이게 바로 혼인 간이귀화다.

세징야의 경우 아내가 먼저 국적을 취득한다면 귀화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물론 이 방법은 아내가 귀화한 이후 1~2년 가량의 시간이 필요하다. 현재 귀화 관련 규정에서 혼인 간이귀화는 부부 중 한 명이 한국 국적을 취득한 시점부터 거주 기간을 계산해 다른 한 명에게 간이귀화 자격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언제 귀화 시켜줄 수 있는가"라는 세징야의 상황은?

그렇다면 지난 울산전 이후 기자회견에서 "언제 귀화 시켜줄 수 있는가"라는 세징야의 발언에는 무슨 뜻이 담겨 있을까? 사실 귀화 시켜주기를 바라는 세징야의 발언이 특별귀화를 바라는 말로 잘못 비춰지기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세징야의 이야기는 현재 우리나라 귀화 상황에 대한 이야기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기본적으로 일반귀화의 경우 신청을 하고 최종 국적 취득까지 약 18개월이 걸린다. 그 사이에 각종 시험과 교육 이수 등의 과정이 진행된다. 부모가 한국인이거나 과거 상실한 한국 국적 회복 등의 경우 소요 기간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지만 세징야의 경우 해당사항이 없다.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도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귀화를 위해 필수적으로 이수해야 하는 사회통합프로그램이 연기되거나 취소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일정 성적 이상을 받아야 귀화 관문을 뚫어낼 수 있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 자체가 잘 열리지 않아 귀화를 준비하는 외국인들이 애를 먹고 있다. 포항스틸러스의 풍기 사무엘도 이 프로그램으로 인해 쉽게 귀화를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국적 관련 업무도 평소의 절반 수준으로 축소돼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이래저래 귀화를 하기에는 현 시국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징야는 꾸준히 귀화를 준비하고 있다. 언제 그가 한국 국적을 취득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세징야도 현 상황을 알지만 그저 미래를 내다보고 준비할 뿐이다.

wisdrago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