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이정문, 5개월 쉬고 공격수로 ‘포지션 변경’한 사연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공격수로 변신한 제주유나이티드 이정문은 득점의 기쁨보다 팀의 성적이 우선이었다.

지난 10일 강릉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강원FC와 제주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김대원과 이정협이 득점한 홈팀 강원과 정우재, 이정문이 골을 넣은 제주가 치열한 혈투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 승점 1점씩 나눠갖는데 만족해야 했다. 정말 쉴 틈 없는 경기가 벌어졌지만 양 팀 모두 아쉬움을 남겼다.

여기서 제주 이정문은 이적 후 첫 골을 신고했다. 후반 23분 프리킥 상황에서 키커 이창민이 올린 공을 정운이 쇄도하며 헤더로 연결했다. 이 공을 이범수 골키퍼가 몸을 날리며 쳐냈지만 쇄도하던 이정문이 미끄러지며 발을 갖다대 골로 만들었다. 이정문은 이 골로 제주에서 첫 득점을 기록했다.

최근 이정문은 공격수로 쏠쏠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그 전까지 수비수나 수비형 미드필더 등 주로 수비적인 역할을 맡았던 그는 제주 이적 이후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하고 있다. 제주 남기일 감독도 “선수가 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라면서 “팀에 시너지 효과가 나오고 있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스포츠니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이정문은 득점 소감에 대해 “당시 팀이 지고 있는 상황이라 계속 경기에 이기고 싶은 마음이 컸을 뿐이다”라면서 “골에 대한 기쁨보다는 따라가자는 생각 밖에 없었다. 이겨야 파이널A로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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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제주 이적 이후 이정문은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많은 고생을 했다. 그는 약 5개월 가량을 쉬었다. 부상을 당한 것이 아니라 정말 몸이 아픈 것이었다. 당시 그의 병명조차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정문은 그 때를 회상하며 “천식을 의심하는 상황이었는데 병원에서는 또 천식은 아니라고 하더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천식 증세와 좀 비슷했다. 호흡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훈련을 쉽게 할 수 없었다. 병원을 계속 다닐 수 밖에 없었다. 좀처럼 몸이 나아지지 않으니 그것 때문에 계속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 그렇게 제주에 이적한 이후 한 5개월 정도를 쉰 것 같다”라고 밝혔다.

복귀 이후 그에게 주어진 것은 공격수로의 포지션 변경이었다. 이정문은 “내 입장에서 경기를 뛸 수 있다면 어떤 포지션이라도 다 좋다고 생각했다”라면서 “공격수 훈련을 시작했다. 하지만 공격과 수비는 시선부터 다르기 때문에 정말 어려웠다. 그리고 골을 넣어야 한다는 것이 제일 어려웠다”라고 회상했다.

그래도 그에게는 특급 도우미들이 있었다. 주민규와 정조국 코치다. K리그1 최정상급 공격수가 이정문을 돕기 시작한 것이다. 이정문은 “같이 훈련을 하다보면 (주)민규 형이 있으니 다양한 이야기들을 듣게 됐다. 정조국 코치님도 도와주신다”라면서 “내 입장에서는 정말 좋았다. 공격수라는 옵션을 하나 더 추가하면서 훌륭한 분들께 많은 지도를 받았다”라고 말했다.

이정문이 공격수라는 포지션에서 적응하자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은 다름아닌 제주의 팀 동료들이다. 그는 “형들이 내가 쉬는 동안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고 있어서 내가 경기를 뛸 때마다 정말 좋아해주신다”라면서 “형들이 ‘정말 너는 이제 공격수 해야겠다’라며 좋은 말도 많이 해주신다. 형들이 나를 좋게 봐주셔서 이적 이후 빠르게 녹아들 수 있었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점차 공격수로 자리잡고 있는 이정문이지만 자신이 만족할 만한 수준에 이르려면 멀었다는 생각이다. 그는 “그냥 팀에 더 도움이 되고 싶다”라면서 “나는 아직 초보다. 많이 부족해서 더 많이 배워야 한다”라고 겸손한 반응을 보였다.

이제 제주에서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정문의 목표는 팀과 함께 AFC 챔피언스리그에 나서는 것이다. 아직까지 이정문은 ACL 무대 경험이 없다. 그는 “지금 생각으로는 그저 ACL에 나가고 싶은 마음 뿐이다”라면서 “아직 순위를 더 끌어 올려야 하지만 계속해서 두드릴 것이다. ACL에 나가고 싶다”라고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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