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강원도 고성군에서 약 2년 만의 유소년 축구대회가 열렸다.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된 유소년 체육에도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
강원도 고성군에서는 9일부터 11일까지 ‘제9회 고강금강통일배 전국유소년클럽 축구대회’가 열리고 있다. 이 대회가 열리기까지는 우여곡절이 있었다. 대회 준비를 차근차근 진행했지만 고성군 측에서 고심 끝에 대회 취소를 결정했다. 방역 당국의 “축제 등 인파가 몰리는 행사를 취소하라”는 지침에 따른 결정이었다. 하지만 고성군 측은 대회 취소 결정 30분 만에 이를 번복했다. 방역 당국에 문의한 결과 체육 행사는 축제로 따지지 않는다는 해석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이는 유소년 체육계에 희소식이다. 코로나19 이후 약 2년간 유소년 체육은 중단되다시피 했다. 이런 가운데 제9회 고강금강통일배 전국유소년클럽 축구대회는 코로나19 이후 조심스럽게 개최를 준비하게 됐다. 매년 순조롭게 진행되던 이 대회는 지난 해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된 바 있다. 사단법인 한국스포츠클럽협회가 주최하고 고성군체육회가 주관하는 이 대회는 유소년 104개 팀이 참가하는 대규모 클럽축구대회다. 엘리트 체육 선수들이 아닌 즐겁게 취미로 공을 차는 선수들이 모인 의미있는 대회다.
제9회 고강금강통일배 전국유소년클럽 축구대회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철저하게 대회를 준비했다. 선수와 코치진, 학부모는 물론 심판과 대회 임원 등 모든 이들은 코로나19 검사 음성 확인서를 받아야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다. 이들은 경기 참가 72시간 전에 코로나19 음성 확인 문자 메시지를 주최 측에 전달한 뒤 경기 당일 입구에서 문자 메시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발열 체크를 마쳐야 경기장에 입장할 수 있다. 어린 선수들은 경기 시간을 제외하면 몸을 풀 때도 마스크를 착용했다.
이런 가운데 안타까운 팀도 있었다. 한 팀은 대회에 동행하기로 한 학부형 한 명이 경기장 출입을 위해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해당 클럽 6학년 팀과 5학년 팀은 들뜬 마음으로 강원도 고성으로 향하는 버스에 탄 뒤였다. 이후 학부형의 코로나19 양성 소식에 주최 측은 해당 팀의 참가 불허를 결정했고 결국 아이들은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이후 해당 학부형이 다시 코로나19 검사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고심 끝에 주최 측은 해당 팀의 참가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만큼 조심스럽게 대회를 진행 중이다.
이 대회에는 104개 팀에서 1,000명의 선수와 2,000명 이상의 학부형이 몰렸다. 주최 측은 수시로 “마스크를 착용해 달라”거나 “거리두기를 지켜달라”는 안내방송을 했다. 장명진 고성국체육회 사무국장은 “코로나19 이후 특히나 후도권 아이들은 밖에서 뛰어 놀 수가 없다”면서 “고성군은 위쪽으로는 북한이고 다른 강원도 지역과도 분리돼 있어 그나마 코로나19로부터는 안전지역이다. 최대한 방역 수칙을 준수해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다. 이 대회를 안전하게 마무리하면 유소년 체육계도 조금은 숨통이 트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주최 측은 조심스러웠고 지켜보는 학부형들도 방역 수칙 준수에 신경을 썼지만 그라운드에 선 아이들은 마스크를 벗고 즐겁게 웃으며 공을 찼다. 실로 오랜 만에 보는 풍경이었다. 제9회 고강금강통일배 전국유소년클럽 축구대회는 다가올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는 상황에서 우리가 가야할 길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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