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훈련 메카이자 통일의 길목, 강원도 고성이 꾸는 ‘꿈’

고성군 체육회 장명진 사무국장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고성=김현회 기자] 고성군이 ‘위드 코로나’ 시대를 앞두고 스포츠의 메카이자 통일의 길목 역할을 하기 위해 팔을 걷어올렸다.

강원도 고성에서는 제9회 고성금강통일배 전국유소년클럽 축구대회가 열리고 있다. 9일 개막해 11일까지 사흘 간 104개 팀이 참가하는 클럽 축구대회다. 이 대회에는 다양한 팀들이 참가하고 있다. 연령대별로 U-8 대회부터 U-12 대회까지 열린다. 104개 팀이 참가해 고성종합운동장을 비롯한 5개 경기장에서 추억을 쌓는다. 지난 2013년 처음 열린 이 대회는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도 방역에 만전을 기하며 9회 대회를 열었다.

고성금강통일배 전국유소년클럽 축구대회는 1천여 명의 유소년 선수와 2천여 명의 학부형 등이 몰리는 축제다. 강원도 고성을 전국에 알리고 유소년 선수들에게 추억을 선사하면서 고성군 경제 활성화에도 이바지하는 이 초대형 축구 이벤트는 이제 고성군의 자랑이 됐다. <스포츠니어스>가 대회 현장에서 이를 진두지휘하는 고성군 체육회 장명진 사무국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장명진 사무국장은 이 대회뿐 아니라 고성군을 스포츠의 메카이자 통일의 길목으로 만들기 위한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도 고성군체육회는 철저한 방역 속에 이 대회를 진행했다. 대회 관계자는 모두 72시간 이내에 받은 코로나19 음성 확인서를 제출해야 경기장 출입이 가능했다. 장명진 사무국장은 “이런 대회마저 없다면 아이들이 운동도 못하고 집에만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나 수도권에 사는 아이들은 더더욱 그렇다. 그나마 코로나19 밀접접촉 가능성이 드문 고성군이라 대회 여건이 마련됐다. 고성군은 도시 사이에 끼어 있지 않고 위로는 바로 북한이다. 수도권은 경기장을 빌려 아이들이 뛰어 놀기 어렵지만 고성군은 그래도 마음 놓고 뛸 수 있는 곳”이라고 말했다.

고성금강통일배 전국유소년클럽 축구대회는 경기 외에도 아이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선사하는 대회로도 인기가 좋았다. 하지만 올해에는 코로나19로 경기 외 이벤트는 대거 축소됐다. 장명진 사무국장은 “이번 대회 전까지는 경기가 없는 날이면 어린 친구들을 위해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했다”면서 “우리는 분단국가이고 강원도는 분단된 지역이다. 거기에 고성군은 지자체 중에서는 유일하게 분단된 지자체다. 북고성이 있고 우리 땅에도 고성이 있다. 그래서 대회에 참가한 아이들과 학부모들을 위한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해 통일전망대를 무료로 둘러보는 이벤트도 매년 했다”고 말했다.

장명진 사무국장은 “부산을 비롯한 최남단 팀들에게는 이런 행사가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는다고 하더라”면서 “고성은 아픔이 많은 곳이다. 올 때 보면 아시겠지만 이정표에 속초와 양양 등은 다 있는데 고성은 없다. 북한에 ‘고성군 고성읍’이 있고 여기에는 ‘거진읍’과 ‘간성읍’이 있다. 북고성이 더 크다. 그래서 이정표에도 고성이라는 지명을 쓸 수가 없다. 인제를 지나면 ‘고성(간성)’이라는 이정표가 생긴 것도 얼마 안 됐다. 법적으로 그렇게 이중표기를 해야하는 아픔을 지닌 곳이다. 이런 곳에서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 놀고 분단된 국가의 상황도 공부할 수 있다는 점이 대회를 열면서 가장 보람차다”고 밝혔다.

고성군 체육회 장명진 사무국장 ⓒ스포츠니어스

이 대회는 성적보다는 참가 자체로도 의미를 가질 수 있는 클럽축구 대항전이다. 반드시 성적을 내야하는 엘리트 축구대회보다는 훨씬 더 자유롭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끊이질 않는다. 장명진 사무국장은 “엘리트 대회는 대한축구협회의 승인을 받아야 열 수 있지만 클럽대회는 지자체의 의지로 열 수 있다”면서 “이 대회를 하면서 고성군도 많은 걸 얻고 있다. 104개 팀에서 3천여 명이 고성군을 찾았다. 성인 대회를 개최하면 요구사항도 많고 통제를 잘 안 따르는 경우도 있는데 유소년 대회는 상대적으로 그런 것도 별로 없다”고 웃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체육계에 ‘올스톱’된 가운데 서서히 ‘위드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고성군은 이 상황에서 인기가 좋다. 장명진 사무국장은 “고성군에서 전지훈련을 하겠다는 팀들이 많다”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실내 경기 훈련은 못하지만 실외 경기 훈련은 가능하다. 동계훈련 시즌을 앞두고 고성에서 한 달씩 전지훈련을 하겠다는 야구팀들도 있다. 그런데 그 팀에 한 달씩 운동장을 빌려주면 또 다른 팀들이 운동장을 쓸 수가 없다. 여러 팀에게 일주일씩 돌려가며 쓸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하려고 한다. 고성군이 코로나19 이후 전지훈련지로는 인기가 좋다”고 덧붙였다.

고성군은 스포츠의 메카를 꿈꾼다. 강원도에서도 최북단이지만 겨울에도 운동을 즐기기에 좋은 환경을 갖췄다. 장명진 사무국장은 “동해안 최북단이라고 하면 한국에서 가장 추운 곳이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다”면서 “고성군은 최근 6년 동안 눈이 한 번도 안 왔다. 동해안에 폭설이 내리는 건 미시령 저 반대편 쪽이지 이쪽은 눈이 안 온다. 한 번 고성에 온 사람들은 ‘강원도 최북단이 왜 이렇게 따뜻하냐’고 놀란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고성이 동계훈련지의 메카가 될 환경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고성군은 2022년 강원도도민체전 개최지다. 스포츠의 메카이면서 통일의 길목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 중인 고성군으로서는 많은 계획을 세우고 있다. 장명진 사무국장은 “도민체전에서 남북 고성 단일팀을 추진하고 있다. 북고성에서 한 개 팀이라도 나오면 큰 의미가 있다. 또한 남북 관계가 좋아지면 고성금강통일배 전국유소년클럽 축구대회에 북고성 유소년 팀을 초청하는 것도 특별한 이벤트가 될 것이다. 주최사인 사단법인 한국스포츠클럽협회와 후원사인 피파스포츠 등과 더 논의해 내년에 열리는 10회 대회는 더 특색있게 꾸며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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