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심이 김종우에게 교체 투입 지시를 하고 있는 모습. ⓒ광주FC 제공 영상 캡처

[스포츠니어스 | 광주=김현회 기자] 광주FC가 몰수패를 막기 위해 자료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결정적인 영상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광주FC와 제주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논란의 상황이 발생했다. 이 경기는 1-1 무승부로 마무리된 가운데 광주가 K리그의 규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교체카드 활용 때문이었다.

이날 광주는 다섯 번의 교체카드를 모두 사용했다. 문제는 모두 따로 했다는 것이다. 후반 시작과 함께 김원식 대신 여봉훈이 투입됐고 후반 8분 허율이 이민기로 교체됐고 후반 29분 김주공 대신 헤이스가, 후반 39분 엄원상이 빠지고 김종우, 후반 추가시간에 엄지성 대신 김봉진이 투입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규정에 따르면 U-22에 관한 명단을 충족할 경우 다섯 명 교체는 가능하다. 선수교체에 관한 내용이 담겨 있는 제 33조 4항에는 ‘선수 교체 횟수는 경기 중에 최대 3회 가능하며 하프타임 종료 후 후반전 킥오프 전에 한 차례 추가로 선수교체가 가능하다’라고 적혀있다. 이는 교체 횟수 위반이다.

후반 시작과 함께 꺼내든 교체카드는 규정상 교체 횟수에 포함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후 세 번의 카드를 써야했다. 광주가 꺼내든 카드는 네 번이었다. 일각에서는 몰수패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 상 ‘공식 경기에 무자격 선수가 출장한 것이 경기 중 또는 경기 후 발각돼 경기 종료 이후 48시간 이내에 상대 클럽으로부터 이의가 제기될 경우 무자격 선수가 출전한 클럽이 0-3 패배한 것으로 간주한다’라고 되어있다.

제주는 연맹에 공식적으로 이의제기를 한 상황이다. 이 경기가 광주의 몰수패로 확정되면 K리그1 생존 경쟁에서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다. 광주 측에서는 연맹에 제출할 자료를 모으고 있다. 계속되는 K리그 경기와 추석 연휴로 인해 연맹에서 아직 광주에 이 건과 관련해 연락을 해오지는 않았지만 광주는 다각도로 자료를 수집 중이다. 이날 경기장에서도 취재진에게 하나하나 억울한 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광주는 당시 대기심에게 교체 용지 두 장을 한꺼번에 제출했다면서 억울함을 표했다. 교체 용지는 이후 대기심이 수거해 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광주는 중계 화면에서 김종우와 김봉진이 동시에 교체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을 캡쳐했다. 대기심의 실수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또한 김종우가 교체될 때 나란히 김종우와 함께 교체를 준비하고 있던 김봉진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입수했다. 해당 사진은 중계 화면에서는 볼 수 없는 각도의 사진이다.

21일 오전 이 건이 구단의 실수가 아닌 대기심의 실수로 인한 일이었다는 점을 입증할 결정적인 자료로 입수했다. 구단에서 경기장 스케치 용도로 촬영한 영상에 우연히 결정적인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이 영상은 구단에서 외주 업체에 의뢰해 촬영한 것으로 김종우가 교체 투입되면서 대기심의 지시에 머뭇거리다가 대기심이 손짓을 하자 그라운드로 들어가는 장면이 담겼다. 해당 영상은 21초짜리로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구단이 21일 오전 찾아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해당 장면에서 김종우는 대기심의 투입 지시에도 주춤거리며 뒤를 돌아본다. 김봉진이 함께 투입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걸 인지하고 있던 김종우가 머뭇거리는 동작과 “얼른 경기장으로 들어가라”는 대기심의 손짓이 그대로 담겨있다. 광주 관계자는 “이 장면을 보면 대기심의 실수가 그대로 나온다”면서 “김종우는 대기심의 실수를 인지해 머뭇거렸지만 대기심이 손짓을 하며 김종우에게 경기장에 먼저 들어가라고 지시한다. 우리가 이득을 보려고 부정행위를 저지른 게 아니다. 우리 입장에서는 억울하다”고 말했다.

광주는 추석 연휴가 끝난 뒤 연맹으로부터 이 건과 관련해 연락이 오면 모은 자료를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당시 경기 대기심은 과거 K리그1과 K리그2에서 심판을 보다가 현재는 K3리그 주심으로 뛰던 인물이었다. 주심 역시 K리그2 심판을 보다가 최근 K리그1으로 올라온 상황이었다. AFC 챔피언스리그 16강에 K리그1 심판이 배정되면서 자가 격리와 인력 문제 등으로 최근 K리그1에 배정을 받은 심판진이었다.

한 K리그 심판평가관은 “대기심의 명백한 실수다”라면서 “대기심의 6가지 임무 중에 가장 첫 번째가 ‘교체 절차 관장’이다. 안타깝지만 대기심은 징계를 피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다만 해당 경기 주심의 징계는 조금 더 세심히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해당 심판의 징계 여부와 몰수 경기 판정 등 이 경기 여파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광주는 중계 화면에서는 잡히지 않았던 영상을 확보하면서 이 일에 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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