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용 감독 없을 때만 이기는 서울이랜드의 ‘희한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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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잠실=김현회 기자] 서울이랜드가 정정용 감독이 없는 상황에서만 승리를 따내는 희한한 기록을 달성했다.

서울이랜드는 19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1 대전하나시티즌과의 홈 경기에서 김인성과 한의권의 연속골에 힘입어 마사가 한 골을 만회한 대전을 2-1로 제압했다. 이 경기 승리로 서울이랜드는 2연승을 이어가게 됐고 7승 11무 11패 승점 32점을 기록하며 부천을 최하위로 밀어내고 탈꼴찌에 성공했다.

서울이랜드는 올 시즌 대전하나시티즌과 네 번의 맞대결을 모두 마무리했다. 인상적인 건 이 네 번의 맞대결 중에 정정용 감독 없이 인창수 코치가 선수들을 이끈 경기가 두 경기라는 점이다. 올 시즌 대전과의 맞대결 중 50%를 감독 없이 치른 셈이다.

올 시즌 서울이랜드는 대전과의 지난 4월 원정경기에서는 1-2로 패했고 5월 홈 경기에서도 0-1로 무너졌다. 이후 지난 7월 열린 원정경기에서는 정정용 감독 없이 ‘눈물의 승리’를 거뒀다. 故김희호 코치의 사망 소식 이후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정정용 감독에 대한 구단의 배려였다. 이날 경기에서 서울이랜드는 인창수 코치 체재로 경기를 치렀다.

상대적으로 밀릴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서울이랜드는 투혼을 발휘하며 2-0 승리를 따냈다. 당시 서울이랜드는 그토록 원하는 승리를 거뒀지만 웃지 못했다. 고인을 떠나보내며 치른 경기였고 구단 관계자들은 눈물을 보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인창수 코치도 울먹였다. 당시 대전월드컵경기장은 눈물바다였다. 정정용 감독은 이 경기를 텔레비전을 통해 지켜봤다.

19일 벌어진 두 팀의 올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도 정정용 감독은 벤치에 앉지 못했다. 이번에는 다른 이유였다. 지난 부천과의 경기에서 정정용 감독이 퇴장을 당하며 징계로 이번 경기에서 벤치에 앉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정정용 감독은 경기 전 “무선기기를 이용해 벤치에 작전 지시를 할 수 없다는 규정이 있다”면서 “경기 전 미리 선수들에게 작전을 전달했고 경기 도중 이어지는 상황은 인창수 코치가 잘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흥미로운 통계도 있다. 서울이랜드는 지난 7월 10일 대전하나시티즌전 이후 3승 3무 4패를 기록했는데 여기에서 거둔 3승 모두 정정용 감독이 벤치에 있지 못했을 때 거둔 승리였다. 지난 7월 대전전은 故김희호 코치를 보내며 정정용 감독이 잠시 벤치를 비웠고 지난 부천전에서는 정정용 감독이 퇴장을 당한 상황에서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리고 이날 대전전에서 정정용 감독이 퇴장 징계로 나오지 못한 경기에서도 승리를 따냈다. 부천전은 여유있게 3-0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후반 막판 정정용 감독이 퇴장을 당했다.

물론 정정용 감독은 해당 경기에서 벤치에만 앉지 못했을 뿐 선수들과 훈련을 하고 전략은 다 짰다. 더군다나 서울이랜드는 정정용 감독이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하다. 감독이 없어서 성적이 나온다는 식의 위험한 발상이 아니라 정정용 감독이 잠시 자리를 비울 때마다 승리한다는 서울이랜드의 미스터리가 흥미롭다.

이날 경기에서 인창수 코치와 공오균 코치는 시종일관 벤치에 앉지 않고 서 작전을 지시했다. 정정용 감독은 관중석 2층 라운지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경기 후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정정용 감독은 전반전 이후 전술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정정용 감독은 “전반전에 스리백으로 나가고 미드필더도 두 명을 두면서 숫자 싸움에서 밀리며 상대에게 고전했다”면서 “그 부분을 잘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후반전에 미드필드를 강화했고 덕분에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정용 감독의 전술 변화가 먹혔던 셈이다.

정정용 감독은 “산술적으로 우리가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는 1%의 가능성은 있다”면서 “우리가 자의로 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은데 남은 7경기에서 최선을 다하겠다. 특히나 우리가 주중에 또 홈 경기를 한다. 거기에서 만약 반전을 이뤄낸다면 끝까지 가봐야 한다. 지금처럼 즐기면서 승리를 얻어낼 수 있으면 팀도 발전할 수 있다. 거기에 포커스를 맞추고 전진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말했다. 지난 부천전 퇴장 징계로 정정용 감독은 오는 22일 부산과의 홈 경기에도 벤치에 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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