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대구=조성룡 기자] 대구FC 이병근 감독은 이기고도 표정이 좋지 못했다.

18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대구FC와 울산현대의 경기에서 홈팀 대구가 전반전 울산 바코에게 선제 실점하면서 끌려갔지만 후반 들어 에드가와 세징야의 연속골에 힘입어 2-1 승리를 거두고 K리그1 3위 자리를 차지했다. 울산은 2위 전북과의 격차를 벌리지 못했다.

대구는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AFC 챔피언스리그 16강 원정에서 패배한 이후 힘든 경기가 예상됐다. 전반전 울산 바코에게 실점할 때까지만 해도 그랬다. 하지만 후반 들어 에드가와 세징야가 골을 만들어내면서 경기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다음은 대구 이병근 감독의 경기 후 기자회견 전문.

경기 소감

이번 경기는 우리 수비 조직의 승리라고 생각한다. 힘들지만 참고 이겨내준 우리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우리가 먼저 실점을 하고 굉장히 분위기가 상대 쪽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그래도 상대가 후반전부터 조직이 급격히 느슨해지는 것을 봤다. 우리가 지고 있지만 페이스가 넘어왔다고 느꼈다. 그래서 좀 더 공격적으로 하거나 측면에서 좀 더 높은 곳에서 공을 받아 크로스를 하면 좋겠다고 느꼈다. 이 부분이 잘 통했던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이 정말로 모든 것을 운동장에서 후회 없이 쏟아내자고 약속하고 나갔는데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주전 수비가 빠져도 수비 조직이 좋았다. 앞으로도 이렇게 가는가?

나도 솔직히 미팅을 하면서 두렵기도 했다. 워낙 부상 선수들이 많았다.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주기 위해서는 그렇게 이야기를 할 수가 없더라. 수비가 전체적으로 모두가 조직적으로 수비하는 팀은 없다. 울산은 120분 경기를 했고 우리도 나고야에서 경기했다. 하지만 체력적으로 상대에 밀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런 식으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분위기가 떨어지지 않기 위해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 선수들이 많이 빠졌지만 새로 들어간 선수들이 자신이 맡은 역할을 잘해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교체로 들어간 조진우 등의 역할도 좋아 조직이 무너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다가오는 경기가 제주와 수원FC다. 중요성이 커보인다.

내 생각에는 승점 45~46점 정도는 되어야 1차 목표인 파이널A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거기에 달성을 하게 되면 훨씬 더 편안하게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 쫓기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파이널B와 파이널A는 완전히 다르다. 작년에도 우리는 경험해봤다. 우리가 다섯 경기 남았지만 매 경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제주는 요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수비 조직력이 워낙 견고하고 단단한 팀이다. 원정도 비행기를 타고가야 하기 때문에 어려울 수는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우리도 지금 파이널A로 가야하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 부상에서 돌아오는 선수들과 리저브에 있던 선수들 등의 역할이 중요하다. 어느 누가 나가더라도 이렇게 경기를 한다면 상대할 수 있는 자신감을 스스로 가졌을 것이다.

코호트 격리 중에 치러진 경기라 힘들지는 않았는가?

상대가 120분을 했기 때문에 후반전에는 우리보다 체력이 빨리 떨어질 거라고 예상했다. 그래도 비슷한 상황이다. 우리는 코호트 격리를 하고 있지만 그래도 저번에 우리가 2주 자가격리를 하면서 꼼짝도 못한 것보다는 지금이 훨씬 더 좋다.

몸을 만들고 하는데 훨씬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선수들이 잘 이겨내주고 그 안에 있으면서 모여있다보니 조금 더 단합이 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교체 카드를 꺼내드는 것에 있어 인색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교체 타이밍이 늦어 잘못된 적도 있었지만 정확할 때도 있었다. 그런 것은 팬들이나 미디어가 각자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나는 코치들과 상의를 한다. 늦을 수는 있다. 하다보면서 생각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과거에 함께 했던 조현우를 상대로 두 골을 넣었다.

조현우는 여기 있을 때 정말 우리 어느 선수들도 쉽게 골을 넣지 못했다. 그만큼 뛰어나다는 것이다. 그런 선수가 상대로 나왔을 때 저 선수를 상대로 골을 넣을 수 있을지 고민도 많이 했고 잘한다는 것도 느꼈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 에드가의 헤더 등은 아무리 조현우라도 막기 어려웠을 것이다.

조현우가 잘하지만 우리 공격수들이 한 박자 빠른 타이밍의 슈팅을 요구한다. 조현우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지만 우리 공격수들은 조현우 등의 선수가 있어도 골을 넣어야 하기 때문에 누가 있어도 골을 넣으려고 노력한다.

박한빈에 대한 평가를 부탁한다.

박한빈은 자신의 자리가 아니었기 때문에 어색했을 것이다. 하지만 백 스리에서 부상자가 많아 훈련 때 실험을 했을 때 많은 단점도 있지만 장점도 있었다. 그래서 단점보다는 장점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다. 단점은 주위 동료들이 잘 도와주는 것이 핵심이다. 같은 생각으로 경기에 임한다면 충분히 상대를 막아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번 경기에서는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이 나온 경기였다.

다른 날보다 이번 경기에 승리하고도 굉장히 힘들어 보인다.

5연패 할 때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나고야에 가서도 좋은 경기가 안나왔다. 나 스스로도 자꾸 생각나고 아쉬움이 많이 컸다. 빨리 잊어버린다고 다른 일도 해봤는데 쉽게 되지는 않더라. 파이널A로 가는 여정이 매 경기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경기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리고 우리가 지고 있다가 2-1로 역전했기 때문에 벤치에 있는 모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까지 안에 있는 선수들과 같은 마음으로 임했다. 안에서 많이 공격을 했지만 밖에서도 그렇게 힘을 주려고 했더니 몸이 좀 아픈 것 같다. 배가 좀 아픈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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