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 가른 수원삼성 민상기의 욕, ‘빵 터진’ 전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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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전주=김현회 기자] 민상기는 “끼”를 외치지는 못했다.

전북현대는 1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1 수원삼성과의 홈 경기에서 백승호의 페널티킥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따냈다. 이 경기 승리로 전북은 K리그에서 세 경기 연속 무패(2승 1무)를 이어가게 됐고 이 경기 승리로 전북은 15승 9무 5패 승점 54점을 기록하게 됐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울산현대를 승점 1점차로 쫓았다.

이날 경기에서 전반 종료 직전 모든 관중이 빵 터진 장면이 나왔다. 바로 수원삼성 수비수 민상기의 허공을 가른 욕설 때문이었다. 최근 K리그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육성 응원이 허용되지 않고 있다. 구단별로 앰프를 틀거나 팬들의 박수 응원으로 대신한다. 이날 전반 막판 전북 팬들은 수원삼성이 공격을 해오자 수비수들을 위한 박수를 보냈다. 그라운드에서는 선수들이 계속 말을 하며 동료들과 소통하고 있었다. 경기장에는 적당한 소음이 이어졌다.

이 순간 수원삼성 최후방에서는 한 선수가 계속 소리를 치고 있었다. “올라가. 올라가. 위에서 해.” 공격을 이어가기 위해 계속 말로 선수들을 독려한 이는 바로 수원삼성 수비수 민상기였다. 답답했는지 민상기는 동료들을 향해 욕설도 섞었다. 그는 “야. 더 올라가라고. 야 이 개X”라고 외쳤다. 그런데 민상기가 계속 동료들을 독려하던 그 순간 그라운드가 갑자기 조용해졌다. 경기 도중 소통하던 선수들의 목소리가 잠시 멈췄고 관중석에서도 박수 응원이 딱 멈춘 그 순간이었다. 약속을 한 것도 아니었지만 동시에 주변이 확 조용해지는 상황이었다.

민상기는 “야 이 개X”까지 외친 뒤 경기장이 너무나도 조용해 자신의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려 퍼지자 민망했는지 “끼”까지 외치지는 못했다. 이 순간 관중석에서는 폭소가 터졌다. 동료들을 향한 애정이 담긴 욕설을 하다가 그라운드가 조용해지자 민망해진 민상기도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전반전이 다소 과격해지면서 수원삼성을 향해 야유를 보내기도 했던 전북 팬들도 이 순간 만큼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경기장은 의도치 않은 민상기의 욕설 이후 폭소가 터지면서 전반전 종료 휘슬이 울렸다.

하프타임 때 만난 전북의 한 선수는 “가끔 팀 동료들에게 정신을 차리라고 이렇게 욕을 섞어가면서 파이팅을 외치는 적도 있긴 하다”면서 “절대 우리 팀(전북)을 향한 욕설은 아니다. 그런데 갑자기 경기장이 조용해져서 민상기 입장에서는 민망할 것 같다”고 웃었다. 결국 민상기는 “끼”라는 마지막 말은 하지 못하고 입을 꾹 닫은 채 라커로 향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3,837명의 관중은 민상기의 우렁찬 욕설에 크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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