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스태프 하러 왔던 대구 현풍고, 우승 축하 받고 가지요

[스포츠니어스|대구=조성룡 기자] 대구FC가 경기 시작 전부터 ‘우승’에 취했다.

18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대구FC와 울산현대의 경기 전 본부석 출입구 부근에는 수십 명의 학생들이 쭈뼛거리며 서 있었다. 이들은 모두가 대구의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다. 그저 ‘볼 스태프로 왔겠거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이날 경기가 열리기 전 대구는 축제의 시간을 보냈다. ‘형’들의 경기가 있기 전 대구는 U-18 현풍고를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얼마 전 현풍고는 K리그 U-18 챔피언십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현풍고는 결승전에서 광주FC 산하 U-18 금호고등학교를 승부차기 혈투 끝에 꺾고 우승했다.

이 낭보는 대구의 경사였다. 시민구단 대구는 우승이 드문 팀이다. 그래서 우승에 목마르다. 2018년 FA컵 우승 전까지 대구는 친선대회였던 통영컵 우승이 전부라고 자조적으로 말할 정도였다. 그런데 산하 유스 팀이 K리그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는 것은 기쁜 일이었다.

대구 관계자도 “정말 의미가 있다. 어쨌든 우리 현풍고가 K리그 유스 최강에 올랐다는 것은 많은 팬들과 축하할 일이다”라면서 우승 축하 행사를 계획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대구는 현풍고가 우승한 이후 홈 경기에서 축하 행사를 갖기로 계획했다. 그리고 울산전은 현풍고의 우승 소식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홈 경기였다.

이날 현풍고 선수단은 장내 아나운서의 화려한 소개 멘트와 함께 입장했다. 쭈뼛거렸던 경기장 밖에서의 모습과 달리 여유 있게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기도 했다. 지켜보는 관중들은 뜨거운 박수로 선수들을 맞이했다. 서포터스는 ‘현풍! 대구에게 별을 부탁해’라는 말로 성인 팀 우승의 열망과 유망주들에 대한 격려를 함께 담았다.

가장 하이라이트는 현풍고 주장 곽용찬의 멘트였다. “팬들이 있기에 우승할 수 있었다”라는 말을 한 그는 “위 아”를 외쳤다. 그러자 장내 아나운서가 “대구”를 외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그리고 현풍고 선수들이 우승 세리머니를 하자 ‘대팍’에 모인 관중들은 다시 한 번 박수로 이들을 축하했다.

하지만 축하 행사가 끝나자 현풍고 선수들은 순식간에 ‘노동 인력’으로 변신했다. 그라운드에서 퇴장한 선수들은 잽싸게 옷을 챙겨입고 각자 임무에 맞게 조끼까지 착용한 다음 그라운드 곳곳에 포진했다. 볼 스태프를 비롯한 경기 보조 요원 임무가 있기 때문이다. 구단 관계자는 “원래 현풍고 선수들이 하던 거라 어쩔 수 없다”라며 웃었다.

wisdragon@sports-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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