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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성남=김현회 기자] 한 FC서울 팬이 직접 경기장으로 찾아와 선수들과 안익수 신임 감독에 대한 메시지를 전했다.

12일 성남탄천종합운동장에서는 하나원큐 K리그1 2021 성남FC와 FC서울의 맞대결이 열린다. 11위 성남과 12위 서울 모두 생존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다. 특히나 최근 최악의 부진 속에 박진섭 감독이 책임을 지고 물러난 FC서울은 안익수 감독 체제로 첫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를 통해 분위기를 반드시 바꿔 놓아야 한다.

경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한 남성이 경기장 입구에 서 있었다. 이 남성의 손에는 FC서울을 향한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그는 ‘안익수 감독님, 믿고 지지합니다. 용장 밑에 약졸 없다. FC서울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준비했다. 경기 시간 두 시간 전 등장한 이 남성은 “선수단 버스가 들어오는 곳이 어디냐”면서 수소문했다.

양 팀 선수단 버스가 들어오는 입구를 확인한 이 남성은 자리를 잡고 피켓을 들었다. 안전요원이 “입구에서 더 멀리 떨어지시라”고 하자 다소 언쟁이 높아지는 상황이 펼쳐지기도 했다. 하지만 오히려 성남FC 구단 관계자가 안전요원을 제지했다. “육성 응원만 하지 않는다면 이 정도 위치까지는 허용해 주시라”고 했다. 성남 관계자는 “성남 버스가 먼저 들어올 예정인데 서울 선수단이 들어올 때만 피켓을 들어줄 수 있겠느냐”고 정중히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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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성이 동의했고 성남 선수단이 들어오는 동안 이 남성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이후 서울 선수단을 태운 버스가 등장하자 이 남성은 다시 피켓을 들고 메시지를 전했다. 버스에서 내려 발열 체크를 하고 짐을 챙기는 동안 이 남성은 시야 안에 있었지만 이 남성의 메시지를 유심히 살피는 서울 선수들은 많지 않았다. 이 남성은 서울 선수들이 모두 경기장으로 입장하자 곧바로 피켓을 내렸다.

이 남성은 <스포츠니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사코 이름이 알려지길 꺼려했다. 그는 “성남에 사는 FC서울 팬이다”라면서 “오늘도 자전거를 타고 왔다. 집에서 경기장까지 한 20분 정도 걸린다.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까지 완료했고 오늘도 철저하게 거리두기를 하며 선수들에게 메시지만을 전달하려고 여기에 왔다.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했으니 이제 집으로 돌아갈 것이다. 선수들이 안익수 감독과 함께 다시 반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남성의 퍼포먼스에 안전요원과 구단 관계자, 경기 감독과 등도 바짝 긴장했지만 우려했던 일을 벌어지지 않았다. 그는 FC서울 유니폼도 챙겨왔지만 원정팀 응원이 문제가 될 수도 있어 유니폼은 입지 않았다. 현재 수도권은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무관중 경기가 치러진다. 이 남성은 “이제 집으로 가 중계로 경기를 지켜보겠다”면서 “오늘 반드시 이기길 간절히 응원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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