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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안산=조성룡 기자] 안산그리너스 김길식 감독은 왜 이런 발언을 했을까.

12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1 안산그리너스와 부산아이파크의 경기에서 원정팀 부산이 후반 안병준의 페널티킥 득점으로 앞서갔지만 이후 홈팀 안산이 이상민의 골로 균형을 맞추며 1-1 무승부를 기록, 승점 1점씩 나눠갖는데 만족해야 했다.

이날 안산 김길식 감독은 기자회견장을 술렁이게 만들었다. 갑작스럽게 "내 거취에 대해 구단과 상의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는 사퇴를 암시하는 이야기다. 김 감독은 "말로만 책임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리더라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심지어 이 이야기는 구단과 사전에 기자회견에서 발표할 것이라고 상의되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감독은 "무조건 구단과 논의할 생각"이라고 쉽게 뜻을 굽히지 않았다. 김 감독은 경기 직후 구단에 "자진 사퇴를 기자회견에서 발표하겠다"라고 말했지만 프런트가 만류하면서 회견 발언의 수위는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

경기 며칠 전부터 미묘한 기류는 포착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부산전을 앞두고 선수단 훈련을 하면서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부산전에서 반전을 만들어내지 못한다면 책임을 질 생각이라는 의사를 밝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부산전에서 보여준 선수들의 간절함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여러 관계자의 말을 종합해보면 안산 구단과 안산시는 김 감독의 의사를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김 감독의 결심에 사퇴를 만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혼자 많은 고민을 했겠지만 이 의사를 밝힌 것은 얼마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구단 등과의 논의에서 김 감독의 거취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김 감독이 갑작스럽게 거취에 대해 이야기한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없다. 하지만 평소 솔직하고 시원시원한 화법을 구사하고 책임감에 대해 많은 강조를 하는 김 감독의 성격 상 안산의 후반기 성적 부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이런 결심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김 감독의 결심은 상당히 강하다. 적어도 경기장을 떠나기 전까지는 사퇴에 대한 생각이 강했다. 변수는 향후 예정된 회의다. 여기서 어떤 결론이 내려지는지 지켜봐야 한다. 예상치 못하게 안산 구단은 급박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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