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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홍인택 기자] "제발 한번만 들여보내 주세요." 한 이라크 축구팬이 경기장 주변을 배회하며 간절하게 요청했지만 끝내 경기장 안으로는 들어갈 수 없었다.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FIFA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이라크의 축구 경기가 열렸다. 우리 대표팀은 이번 9월 2연전을 모두 국내에서 치른다. 이날 이라크와의 경기가 끝난 뒤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레바논과 맞대결을 펼치는 일정이다.

대부분의 원정팀들이 그렇듯, 경기가 치러지는 곳엔 그 나라에 거주하는 원정 팬들이 있다. 국가대항전이 열리는 날은 먼 타지에서 생활하는 축구 팬들에겐 단비같은 날이다. 우리 대표팀도 중동 등을 거치며 원정 경기를 치를 땐 현지에 거주하는 국민들이 우리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아온다.

다만 현재 전세계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 수도권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유지되면서 스포츠 경기는 무관중 경기로 펼쳐진다. 이날 우리 대표팀과 이라크의 경기도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경기장에는 선수단을 비롯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 이라크 축구협회 관계자와 취재진들, 경기 운영 요원들만 들어올 수 있었다.

그럼에도 경기장 주변에는 몇몇 이라크 팬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마스크를 착용한 한 이라크 여성팬은 목에 AD카드를 건 취재진을 발견하곤 "혹시 경기장 안으로 못들어가느냐"고 물으면서 "정말로 들어갈 수 없나. 한번만 들여보내줄 수 없겠느냐"라며 유창한 한국어로 간절하게 부탁하기도 했다. 하지만 취재진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거듭 "우리는 권한이 없다. 들여보내줄 수 없다"라며 설득한 끝에 그 여성팬은 아쉬운 표정으로 다시 경기장 근처를 배회하기 시작했다. 그 여성팬 너머로 다른 이라크 남성팬이 누군가와 통화를 이어가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그도 마찬가지로 경기장에 들어갈 수 없는 일반 관중이었다.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는 여전히 누군가에겐 큰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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