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툭튀’ 포항 박승욱, K3리그 출신의 놀랄만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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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포항=김현회 기자] 포항스틸러스 오른쪽 측면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갑툭튀’한 박승욱 덕분이다.

포항은 4일 포항스틸야드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1 성남FC와의 홈 경기에서 권기표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이 경기 승리로 포항은 두 경기 연속 무승(1무 1패) 이후 승리를 따냈다.

이날 김기동 감독은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박승욱을 투입했다. 아직 K리그 팬들에게는 생소한 이름이다. 여름 추가이적시장 등록기간에 포항에 합류한 박승욱은 이제 막 K리그에 적응하는 중이다. 지난 달 24일 FC서울과의 홈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역사적인 K리그 데뷔전을 치른 박승욱은 이날 중앙 수비수로 무난한 경기를 치렀다.

이후 박승욱은 지난 1일 대구FC와의 원정경기에서는 선발로 나섰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로 선발 출장한 그는 이 경기에서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184cm의 신장인 박승욱은 중앙 수비와 오른쪽 풀백을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다.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뛸 수 있다. 최근 송민규가 팀을 떠나며 잡음이 일었던 포항으로서는 인지도는 부족하지만 가성비 좋은 선수의 영입으로 그나마 숨통이 트였다.

박승욱은 성남과의 경기에도 선발로 나섰다. 이날 역시 오른쪽 측면 수비를 맡았다. 박승욱의 가세로 포항은 ‘신광훈 시프트’를 가동할 수 있게 됐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인 신광훈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하고 박승욱을 신광훈 자리에 배치하는 전술이다. 오범석이라는 또 다른 오른쪽 측면 수비수가 있지만 아직 컨디션이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박승욱의 가세는 천군만마다. 이날도 박승욱은 K리그 통산 세 번째 경기 출장이라는 기록이 무색할 정도로 안정적인 활약을 선보였다.

이 선수는 어디에서 등장했을까. K3리그다. 박승욱은 동의대를 졸업하고 지난 2019년 K3리그 부산교통공사에 입단했던 선수다. 부산교통공사에 입단한 그는 줄곧 주전으로 활약했다. 포항이 이 흙속의 진주를 발견하게 된 계기도 특별했다. 포항은 인근에 위치한 부산교통공사와 자주 연습경기를 가졌고 그 과정에서 박승욱의 존재를 알았다. 지난 해부터 부산교통공사는 포항 클럽하우스에서 연습경기를 펼치며 스파링 파트너 역할을 했다.

경기 때마다 돋보인 박승욱을 점찍은 건 포항 김기동 감독이었다. 김기동 감독은 연습경기 때마다 좋은 활약을 펼친 박승욱을 지목한 뒤 “저 선수를 영입했으면 좋겠다”고 구단에 요청했다. 여기에는 구단의 어려운 사정상 거액의 이적료와 연봉을 줄 수 없는 상황도 고려됐다. K3리그 선수였던 박승욱은 이렇게 김기동 감독의 눈에 들어 포항 유니폼을 입게 됐고 연속적으로 경기에 나서며 주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K3리그 선수가 K리그1 무대에서 뛰는 초고속 성장이다.

포항 김기동 감독은 성남과의 경기 후 박승욱의 활약에 대만족했다. 그는 “승욱이는 중앙 수비와 수비형 미드필더, 측면 수비 쪽에서 활용하려고 했는데 100% 이상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지난 대구전도 그렇고 오늘 경기에서도 잘했다. 상대와 대결했을 때 당하지 않고 오히려 상대를 위협할 수 있다, 팀에 보탬이 되지 않을까 싶다. 칭찬해 주고 싶은 선수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현장에서 지켜본 최윤겸 경기감독관 역시 “포항 오른쪽 측면에 있는 그 선수의 플레이가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포항은 K3리그 출신에게도 편견 없이 기회를 주는 팀이다. 구단 사정이 어렵다보니 그런 측면도 있지만 기량이 뛰어나다면 소속팀을 굳이 따지지 않는다. 내셔널리그와 K3리그 등에서 좋은 활약을 선보였던 최용우를 영입해 활용한 적도 있다. 물론 최용우의 영입은 성공적이진 못했지만 파격적인 일이었던 것 만큼은 분명했다. K3리그 경주시민축구단 소속이던 김지민도 2018년 임대 형식으로 데려와 완적이적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면서 K4리그 진주시민축구단에서 뛰고 있는 김지민은 오는 11월 소집해제를 앞두고 있다.

송민규의 이적과 임상협, 김호남, 김현성 등의 부상으로 걱정이 많은 포항이지만 박승욱의 발견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팀 사정상 하부리그에서 선수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서 포항의 과감한 시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박승욱은 과연 김기동 감독을 웃게 할 수 있을까. 포항이 이런 과감한 선수 발탁을 이어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될 수 있을까. 일단 초반 상황은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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