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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울산=조성룡 기자] 도대체 둘은 무슨 이야기를 나눴을까?

4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울산현대와 대구FC의 경기에서 홈팀 울산이 힌터제어의 페널티킥 골과 이동준의 득점에 힘입어 정태욱의 한 골에 그친 대구를 2-1로 꺾고 승점 3점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부진을 털어낸 울산은 오랜만에 승리하면서 K리그1 1위 자리를 지켰다. 대구는 리그 11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종료했다.

이날 경기 시작 전 흥미로운 장면이 나왔다. 양 팀 선수들이 경기를 시작하기 전 대구 세징야가 울산 이동경에게 다가가 무언가 말을 했다. 사실 그렇게 큰 소리로 이야기한 것도 아니기에 어떤 내용의 대화를 나눈 것인지 알기 어려웠다. 특히 세징야는 브라질 선수기에 입 모양으로도 추측하기 어려웠다.

어느 정도 추측은 할 수 있었다. 올림픽에 관한 이야기로 보였다. 이동경은 얼마 전까지 올림픽대표팀 소속으로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했다. 결과는 아쉬운 8강 탈락이지만 이동경은 대회 기간 동안 번뜩이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에이스급 활약을 보였다. 8강전에서도 이동경은 맹활약했다.

아마도 세징야는 이동경에게 올림픽에 관한 어떤 이야기를 했을 것으로 추측됐다. 세징야는 한국 생활을 꽤 오래한 인물이다. 그렇기에 올림픽이 한국 사람들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특히 축구선수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충분히 알 법한 선수였다.

아무래도 세징야는 자신보다 어린 선수인 이동경에게 무언가 격려의 말을 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등장했다. 상대팀 선수지만 8강 탈락으로 인해 굉장히 상심했을 이동경이다. 따라서 세징야가 국적도 다르고 팀도 다르지만 이동경에게 다정한 말을 건넸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그런데 알고보니 세징야는 전혀 엉뚱한 이야기를 했다. 울산 구단 관계자는 경기 후 세징야의 발언을 확인했다. 그가 한 말은 격려가 아닌 짓궂은 장난이었다. 세징야는 경기 직전 이동경에게 "멕시코는 좋은 팀이지만 우리 브라질이 멕시코를 이겼다"라고 장난을 쳤다. 몸은 한국에 있지만 여전히 브라질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세징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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