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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울산=김현회 기자] 무려 다섯 명의 상대팀 선수가 팬들에게 인사를 하러 오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울산현대는 2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1 수원FC와의 홈 경기에서 2-5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울산은 이날 라스에게 네 골을 허용하며 급격히 무너졌다. 울산은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위해 태국에 다녀온 뒤 치른 첫 경기에서 대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선취골을 넣은 울산은 이후 다섯 골을 허용하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울산으로서는 최악의 경기력이었다.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어려운 상황에서 치른 경기였다. 울산현대 팬들은 라스가 네 번째 골을 뽑아내자 환상적인 플레이를 선보인 라스에게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최악의 경기력을 선보인 울산현대에 보내는 자조 섞인 반어법이었다. 이날 경기는 울산현대가 올 시즌 홈에서 당한 첫 패배이기도 했다. 경기가 끝난 뒤 경기장은 쥐죽은 듯 조용했다.

이때 수원FC 일부 선수들이 울산 서포터스석으로 향했다. 친정팀과의 맞대결에서는 경기가 끝난 뒤 과거 자신을 응원했던 팬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하는 게 예의다. 그런데 흥미로운 건 울산 서포터스에 인사를 하러 간 수원FC 선수가 무려 다섯 명이었다는 점이다. 박주호와 이영재, 김건웅, 정동호, 한승규였다. 이들이 다가가서 인사하자 울산 팬들은 박수를 보냈다. 이들 중에는 울산현대와 좋은 인연을 맺은 이들도 있고 팀을 떠나는 과정에서 작별이 말끔하지 못해 사이가 좋지 않은 이들도 있다.

수원FC에는 울산현대 출신이 많다. 김호곤 단장은 울산현대에서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었던 감독이고 현재 사령탑인 김도균 감독은 울산현대에서 선수 생활을 한 뒤 코치와 유소년 디렉터를 거쳤었다. 울산현대에서 일했던 김성수 골키퍼 코치도 현재 수원FC에 있다. 울산현대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김영삼은 현재 수원FC 코치다. 다섯 명의 선수들이 우르르 상대팀 팬들에게 인사를 하는 광경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울산현대와 수원FC의 경기에서만 연출될 수 있는 특별한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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