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수원FC전 대패, 자가격리가 이렇게 힘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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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울산=김현회 기자] 자가격리의 여파는 울산현대에 대단히 컸다.

울산현대는 2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1 수원FC와의 홈 경기에서 2-5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울산은 이날 라스에게 네 골을 허용하며 급격히 무너졌다. 울산은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위해 태국에 다녀온 뒤 치른 첫 경기에서 대패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선취골을 넣은 울산은 이후 다섯 골을 허용하면서 와르르 무너졌다.

이날 경기는 울산현대가 태국에서 열린 AFC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을 치른 뒤 국내로 돌아와 소화한 첫 K리그 경기였다. 울산현대는 해외 원정과 코호트 격리 등으로 최악의 컨디션인 상황에서 잊을 수 없는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K리그 1위팀 답지 않은 경기력으로 라스에게만 무려 네 골을 허용하는 등 치욕을 맛봤다.

울산현대 선수단은 한 달 넘게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지난 달 22일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을 위해 태국으로 출국한 뒤부터 자유가 사라졌다. 태국에 도착한 이후 훈련장과 숙소, 경기장만 오갈 수 있었다.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이 외의 어떤 곳도 갈 수 없었다. 지난 13일까지 태국에서의 생활은 이렇게 반복적으로 이어졌다. 울산현대는 태국에서 6경기를 치른 뒤 지난 13일 귀국했다. 선수들은 “이제 드디어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기뻐했다.

하지만 여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태국에 다녀온 울산현대 선수단은 전원 클럽하우스에서 일주일 동안 코호트 격리에 돌입했다. 선수들 뿐 아니라 태국에 동행했던 사무국 직원들 역시 격리 대상이었다. 훈련은 클럽하우스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서부구장에서만 할 수 있었다. 식사를 준비하는 이들은 선수단과 접촉을 전면 차단한 뒤 따로 클럽하우스에서 생활했다. 선수들은 일주일 동안 코호트 격리가 끝난 뒤에는 거주지와 클럽하우스 외에는 이동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울산현대 선수단은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창살 없는 감독에서 생활했다. 어지간해선 불평을 늘어놓지 않는 홍명보 감독도 수원FC와의 경기 전 “너무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클럽하우스에서 훈련장으로 이동할 때도 방역 당국이 파견한 안전 요원들이 선수단을 둘러쌌다. 선수들이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경로를 이탈하지 않더라도 팬들이 선수단에게 접근하면 코호트 격리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울산현대 선수단은 하루에 두 번씩 코로나19 검사를 해 방역 당국에 보고했다.

울산 관계자는 “우리 팀은 울산에 위치한 서부구장과 강동구장, 미포구장 중에서 잔디 상황이 좋은 곳을 골라 훈련해왔다”면서 “하지만 코호트 격리를 하는 동안에는 클럽하우스에 붙어 있는 서부구장만 사용할 수 있었다. 훈련이라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했지만 훈련장 잔디 상태도 좋지 않았다”고 전했다. 여기에 설영우와 이동준, 원두재, 이동경은 2020 도쿄올림픽에 출장하면서 선수층은 더욱 얇아졌다.

선수들은 물론 자가격리된 사무국 직원들의 스트레스도 컸다. 태국에서 선수단보다 먼저 귀국해 별도로 자가격리를 경험한 한 구단 관계자는 “자가격리를 하는 작은 공간에서 하루에 1만보씩 걸었다”면서 “그래도 나름대로 체중 유지를 위해 몸을 움직이려고 했다. 정말 답답한 시간이었다. 같은 공간을 빙빙 도는 게 하루 일과였다”고 전했다.

결국 울산현대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 치른 수원FC전에서 2-5 대패를 당하고 말았다. 평범한 장면에서도 실수를 연발했고 제대로 뛰지도 못했다. 대구FC가 ACL 조별 예선을 치르는 과정에서 확진자가 발생했고 전북 현대는 코호트 격리 중에 양성 판정을 받은 인원이 발생하면서 2주 격리에 돌입했지만 울산현대는 그나마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는 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한 달 넘는 시간 동안 외로운 싸움을 벌인 울산현대는 그 여파를 수원FC전에서 그대로 느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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