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송민규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스틸야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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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포항=김현회 기자] 송민규는 포항을 떠났지만 아직 스틸야드에는 송민규의 흔적이 많이 남아 있었다.

24일 포항스틸야드에서는 포항스틸러스와 FC서울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경기가 열렸다. 포항으로서는 AFC 챔피언스리그에 다녀온 이후 무려 두 달 만에 치르는 K리그 홈 경기였다. 하지만 포항으로서는 이 두 달 동안 너무나도 큰 변화가 있었다. 팀내 최고 스타인 송민규가 전북현대로 이적하는 충격을 겪었다.

송민규는 2018년 포항에서 프로에 데뷔한 뒤 2019년 27경기 2골 3도움을 기록했고 지난 해에는 27경기 10골 6도움을 기록,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이번 시즌에도 16경기 7골을 터뜨리는 등 프로통산 78경기 20골 10도움을 기록하며 펄펄 날고 있다. 하지만 송민규는 이적 마감시한을 앞둔 지난 20일 전격적으로 전북 이적에 합의했다.

송민규는 현재 2020 도쿄올림픽 본선 무대에 가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포항 김기동 감독은 송민규의 이적 추진 과정에서 이 상황을 보고 받지 못해 적지 않은 논란이 일어났다. 송민규는 포항 팬들에게 제대로 된 인사도 하지 못한 채 도쿄에서 이적을 마무리 지었다. 포항 팬들은 송민규의 이적에 크나큰 충격을 받았다. 팀의 상징과도 같은 스타가 전북으로 떠나 허망함을 느끼는 이들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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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로서는 송민규의 이적은 잊고 싶은 상처다. 하지만 스틸야드 곳곳에는 아직 송민규의 흔적이 많아 남아있다. 이적이 발표된 지 나흘밖에 지나지 않아 구단에서 미처 처리하지 못한 송민규의 흔적이다. 경기장 바로 앞에 설치된 대형 선수단 사진에는 송민규가 김기동 감독 바로 옆에서 “이리오라”는 손짓을 하고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준비한 대형 선수단 사진이라 당장 바꿀 수가 없다. 이 사진은 경기장 곳곳을 덮고 있다.

구단에서는 고민이 많다. 구단 관계자는 “이 대형 사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준비한 작품이었다”면서 “선수가 이적했다고 해서 그 부분을 까맣게 칠해 버리는 것도 이상하고 얼굴만 파낼 수도 없다. 그렇다고 그냥 놔두기에도 고민이 된다”고 말했다. 구단은 이날 선수단 버스를 이 대형 사진 앞에 바짝 붙여 노출을 없애는 방안까지도 고려해야 했다.

기자회견장 내부에 있는 K리그 마스코트 반장선거 포스터에도 송민규의 흔적이 있었다. 송민규는 이 포스터 한켠에서 다른 포항 선수들과 환하게 웃고 있었다. 포항 구단 관계자는 “촉박하게 이뤄진 이적이라 아직 있는 사진을 없애거나 하지는 않았다”면서 “20일에 이적이 확정된 뒤 나흘밖에 지나지 않아 아직 이후 상황에 대해 대처할 겨를이 없었다”고 말했다. 포항은 송민규의 이적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는 분위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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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민규는 포항 시절 클럽하우스에서 생활했다. 스타급 선수들이 클럽하우스을 벗어나 밖에서 생활하는 것과 달리 송민규는 클럽하우스에서 숙식을 해결했다. 도쿄로 떠나기 전까지도 포항에 머물 때면 클럽하우스에 있었다. 송민규의 모든 짐도 다 포항 송라에 위치한 클럽하우스에 그대로 남아있다. 올림픽이 끝나면 클럽하우스에 한 번 방문해 짐을 챙겨야 하는 상황이다. 송민규의 방은 클럽하우스 3층에 올라가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방이었다. 과거 김승대가 쓰던 방을 송민규가 물려 받았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송민규의 유니폼을 입은 이들이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평소 경기장을 찾은 이들 유니폼 마킹 중 대략 1/3 이상이 송민규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팬들의 반감이 어마어마하다는 의미였다. 경기장 입구 앞 유니폼 샵에서 부지런히 팬들의 유니폼에 마킹을 하고 있던 관계자에게 “송민규 마킹도 되느냐”고 물었더니 “송민규 마킹지가 남아 있어서 되긴 하는데 굳이 송민규 마킹을 하셔야겠느냐. 오늘 아마도 송민규 마킹 문의는 처음이자 마지막일 것 같다. 송민규 마킹지는 곧 폐기처분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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