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맞대결에서 승리한 경주한수원 선수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스포츠니어스

[스포츠니어스 | 경주=김현회 기자] 경주한수원과 인천현대제철의 WK리그 빅매치는 치열했다.

경주한수원은 19일 경주 황성 3구장에서 벌어진 2021 WK리그 홈 경기에서 나히의 두 골을 앞세워 인천현대제철에 3-1 완승을 거뒀다. 지난 라운드 보은상무와의 원정경기에서 6-0 대승을 거둔 경주한수원은 이날 경기에서도 승리하며 2연승을 내달렸다. 경주한수원은 이 경기에서 승리하며 선두권 싸움에 불을 지폈다.

경주한수원은 9승 3무 2패 승점 30점을 기록하게 됐고 인천현대제철은 11승 1무 2패 승점 34점을 유지하게 됐다. 승점 7점차였던 두 팀은 승점 4점차로 격차가 좁혀지며 선두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졌다. 이날 경주한수원은 나히가 두 골을 넣었고 여민지가 한 골을 보태며 박희영이 한 골을 추격한 인천현대제철과의 맞대결을 완승으로 마무리했다.

인천현대제철이 리그 8년 연속 우승이라는 대업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경주한수원이 이번 경기를 잡으면서 인천현대제철의 독주 체제에 제동이 걸렸다. 경주한수원은 지난 시즌 상대 전적에서 인천현대제철에 2승 1무로 우위를 보였고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도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2차전에서 패하며 아깝게 우승을 놓쳤다. 2017년 창단 뒤 2018년부터 3년 연속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던 경주한수원은 이날 경기에서도 완승을 거뒀다.

경기 전부터 분위기는 치열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무관중으로 진행된 경기였지만 홈 팀인 경주한수원 관계자들은 “현대 한 번 잡아보자”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홈 경기 진행 담당자는 이날 볼 스태프로 온 위덕대 축구부 선수들에게 “경주한수원이 이기고 있으면 공을 좀 느긋하게 줘”라는 애교 섞인 주문을 받기도 했다. 이 이야기에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폭소가 터졌다. 두 팀의 명단을 본 관계자들은 “두 팀 모두 베스트 멤버가 나왔다”며 기대했다.

경기 후 인천현대제철 벤치의 항의가 이어졌다. ⓒ스포츠니어스

두 팀의 기 싸움은 팽팽했다. 인천현대제철 선수들이 일렬로 도열해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큰 목소리로 그라운드에 입장했다. 경기 시작 전 양 팀 사령탑이 대기심이 위치한 근처에서 마주하고 인사하는 게 보통이지만 이날 경기는 달랐다. 경주한수원 송주희 감독과 경주한수원 선수들이 대기심 앞으로 인사를 하러 왔지만 인천현대제철에서는 그 누구도 나오지 않았다. 경주한수원 송주희 감독도 더 이상 움직이지 않고 인천현대제철 코칭스태프와 멀리서 눈인사만 나눴다. 경기 전부터 두 팀의 보이지 않는 자존심 싸움이 치열했다.

두 팀 선수들은 전반전부터 강하게 맞부딪혔고 후반 10분에는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주한수원 나히가 인천현대제철 이세은을 강하게 밀치면서 양 팀 선수들이 엉켰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일방적이었다. 경기는 전반 먼저 두 골을 뽑아내고 후반에도 한 골을 추가한 경주한수원이 3-0으로 여유있게 앞서 나갔다. 후반 종료 직전 인천현대제철이 한 골을 뽑아냈지만 더 이상의 반전은 없었다. 경기는 경주한수원의 3-1 승리로 마무리됐다.

경기 종료 후에도 신경전은 이어졌다. 인천현대제철 측에서는 “경주한수원의 외국인 선수가 말로 우리에게 도발했다”면서 심판에게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언성이 높아졌고 결국 선수단과 관계자들이 인천현대제철 코치를 말리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반대로 승리를 차지한 경주한수원 선수들은 둥글게 원을 그리고 서 기쁨을 나눴고 4박 5일의 달콤한 휴가까지 받아 환호성을 내질렀다. 두 팀의 WK리그 빅매치는 이렇게 희비가 엇갈린 채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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