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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광양=조성룡 기자] 전남드래곤즈의 홈 성적을 어찌해야 할까.

17일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1 전남드래곤즈와 충남아산FC의 경기에서 원정팀 충남아산이 한용수와 김찬, 김혜성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전남을 3-0으로 완파하고 승점 3점을 획득했다. 전남은 선두 싸움에서 한 발 뒤쳐졌고 충남아산은 중위권 진입을 노릴 수 있는 상황에 놓였다.

전남 입장에서는 충격적인 패배였다. 수비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던 전남이 하위권에 쳐져있는 충남아산에 무려 세 골이나 내주며 무너졌다. 하지만 이보다 더 속이 쓰린 것이 하나 있다. 바로 홈 경기에서 패배했다는 것이다. 올 시즌 전남은 홈에서 약하고 원정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들어 전남은 9승 7무 5패를 기록하고 있다. 이 중 5패는 모두 홈에서 나온 기록이다. 원정에서는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지만 홈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을 보인다는 것이 증명된다. 특히 원정에서의 성적을 비교하면 더욱 차이가 크다. 전남은 지난 시즌부터 원정 경기에서만 19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리고 있다.

게다가 이번 충남아산전에서는 상대에 내준 실점 하나하나가 뼈아팠다. 충남아산 선제골의 주인공 한용수는 무려 9년 만에 K리그 데뷔골을 기록했고 두 번째 득점자인 김찬 역시 올 시즌 첫 골을 넣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쐐기골을 기록한 김혜성 마저 데뷔골을 달성했다. 좀처럼 터지지 않았던 선수들이 전남을 상대로 펄펄 날았다는 이야기다.

홈 경기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 기본적으로 프로축구는 홈 팬들을 위해 뛰는 것이다. 그리고 홈 팬들의 응원이 있기에 선수들은 더 열심히 뛴다. 비즈니스 측면으로 봐도 홈 성적은 입장 수익 등 구단의 여러가지 수입원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그런데 전남은 홈에서 유독 약한 모습이다.

전남 전경준 감독도 고민은 많다. 올 시즌 전 감독은 홈 경기에서 패배할 때마다 "홈에서 지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라면서 선수들의 분발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날 충남아산전 패배 이후에도 전 감독은 "나도 홈 승리를 하지 못해 속상하고 팬들께 죄송하다"라면서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그렇다면 전남은 왜 홈에서 약할까? 전 감독은 "홈 경기나 원정 경기나 준비하는 것은 똑같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정 부분 차이가 있었다. 전 감독은 "홈에서는 좀 더 공격적으로 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원정도 상대팀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승리하기 위해 노력한다"라고 설명했다. 좀 더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균형이 흔들렸다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감독은 자세한 원인 분석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그는 "아무리 그래도 원정에서 홈과 달리 다른 전술을 내세우거나 무언가를 바꾼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 승격을 노리는 전남은 예상치 못하게 홈 성적이 하나의 고민으로 자리잡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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