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훈한 결말? 부산과 전남, 오히려 다시 시작된 ‘디스전’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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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부산=조성룡 기자] 훈훈한 결말이 아니었다. 오히려 새로운 폭탄이 등장했다.

11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1 부산아이파크와 전남드래곤즈의 경기에서 원정팀 전남이 후반전 터진 이종호의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부산을 1-0으로 꺾고 승점 3점을 챙겼다. 승리한 전남은 2위로 뛰어 올랐고 부산은 4위에서 더 올라가지 못했다.

올 시즌 들어 부산과 전남은 묘하게 엮여있다. 지난 4월부터 두 팀의 신경전은 시작됐다. 부산에서 열린 첫 맞대결에서 전남이 1-0 승리를 거두자 부산 페레즈 감독은 “리그 2위가 수비축구를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후 전남 전경준 감독은 딱히 대응하지 않았지만 이들의 반응은 알게 모르게 날이 조금씩 서 있었다.

지난 5월 두 번째 맞대결에서는 양 구단이 이를 적극 이용해 분위기를 띄웠다. 서로 도발성 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라이벌 의식을 부각했다. 하지만 ‘판’이 깔리자 양 팀 감독들은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전남 전경준 감독은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콘텐츠다”라고 말을 아꼈고 부산 페레즈 감독은 전남을 치켜세우며 분위기를 진화했다.

세 번째 경기는 ‘아슬아슬하다’라는 표현이 딱 맞을 것 같았다. 특별히 라이벌 의식이나 상대를 견제하는 발언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경기장에서 그대로 표현됐다. 거칠었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나뒹구는 일이 속출했다. 전남은 전반전에 올렉을 부상으로 잃었고 주장 이종호는 머리에 붕대를 감았다. 부산 최필수 골키퍼도 햄스트링이 불안해 보였다.

후반전에는 더욱 흥미로운 장면이 나왔다. 1999년생 부산 최준과 1983년생 전남 최효진이 경합 중 신경전을 벌였다. 그러자 양 팀 선수들이 모여들었다. 그라운드 안에서는 나이가 없는 법이다. 하지만 그만큼 양 팀이 격정적으로 맞붙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런데 경기 후 흥미로운 장면이 나왔다. 그라운드 중앙에 도열해 인사를 나눈 전남 선수들이 들어오자 전남 전경준 감독은 선수들에게 부산 벤치로 가 인사할 것을 지시했다. 선수들은 페레즈 감독에게 가 고개를 숙였고 부산 페레즈 감독도 선수들의 인사를 받았다.

이렇게 양 팀의 신경전은 훈훈하게 끝날 줄 알았다. 전남 전경준 감독이 “부산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덥고 힘든 날씨에 고생했다고 존중의 의미를 담았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말이다. 먼저 전남이 손을 내밀었으니 부산이 화답할 차례였다. 그러나 오히려 두 번째 디스전이 시작되고 말았다.

기자회견 내내 부산 페레즈 감독은 “전남과 세 번의 맞대결에서 모두 우리가 잘했다”라고 하는 등 무언가 날이 서 있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결국 벤치를 향한 인사를 묻는 질문에서 “존중은 중요하고 좋은 것이다”라면서 “하지만 졌을 때도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 광양에서 우리가 이겼을 때는 그렇게 안하더라”면서 돌직구를 날렸다. 이제 또다시 양 팀의 네 번째 맞대결에 시선이 더욱 집중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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