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도쿄행’ 제주 강윤성 “김학범 감독에게 기분 좋은 복수할 것”

ⓒ 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제주유나이티드 강윤성은 ‘복수’를 다짐했다.

지난 6월 30일 김학범 감독은 도쿄올림픽 본선에 출전할 18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네 명이 추가됐다. FIFA가 이번 도쿄올림픽의 엔트리를 22명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대한축구협회는 2일 오전 네 명의 추가 발탁 명단을 발표했고 여기에는 제주유나이티드 강윤성의 이름이 들어 있었다.

현재 파주NFC에 합류한 강윤성은 <스포츠니어스>와의 인터뷰에서 “누구나 올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보니 확실히 합류한 만큼 더 책임감이 생긴다. 나라를 위해서 다시 한 번 뛸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다”라면서 친구들과 선배들을 다시 볼 수 있고 같이 운동할 수 있다는 것에 너무 행복하다”라고 추가 발탁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불과 며칠 전까지 강윤성의 마음은 좋지 못했다. 18인 명단에서 떨어졌기 때문이다. 강윤성은 당시를 회상하며 “내가 비행기를 타고 본가가 있는 부산을 가고 있었다. 명단 발표 시간에 방송을 못볼 거 같았다. 그래서 일부러 명단 발표 시간에 맞춰서 비행기를 잡아 탔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비행기가 착륙하고 스마트폰을 봤다. 그런데 매니저 형에게 카톡 한 통이 와있더라. ‘윤성아 미안해 형이’라고 왔다. 그걸 보고 약간 울컥했다. 하지만 내가 마지막 훈련 소집 명단에 들었을 때 항상 했던 생각이 있었다. ‘하루하루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하자’라고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훈련 동안 하루하루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서 기분이 좋지 않고 속상하고 그런 것보다 덤덤하고 속이 후련했다고 해야하나? 떨어진 것이 기분 좋지 않은데 마음의 짐을 덜어낸 느낌이었다”라면서 “나는 오히려 덤덤했는데 친한 친구들이나 선배들, 부모님 등이 힘들어하니까 그 부분에서 속상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강윤성은 남 몰래 울기도 했다. 그는 “2년 동안 항상 소집 되면서 올림픽만 바라보고 왔는데 솔직히 약간의 아픔은 있었다”라면서 “그런데 어머니가 ‘울고 싶을 때는 울어도 된다’라고 카톡이 왔다. 그래서 집에서 혼자 울면서 마음을 다스렸다. 누가 우는 걸 보면 부끄러우니까 혼자 울었다. 그 때 아픔을 털어냈다”라고 말했다. 이제 강윤성이 운 것은 세상에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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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강윤성 입장에서 지난 1일은 더욱 슬픈 날이었다. 그날은 그의 생일이었다. 며칠 전을 돌아보며 강윤성은 “안그래도 뽑히면 최고의 생일 선물이고 아니면 최악의 생일이라고 생각했다”라면서 “그런데 탈락했다. 다행히 추가 명단이 발표된 이후 연락이 엄청 많이 왔다. ‘너 떨어지고 기분 안좋을까봐 연락하기 조심스러웠다’면서 ‘미안하다. 다시 뽑히게 된 것 축하한다’라고 하시더라. 탈락했을 때 기분은 좋지 않지만 내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았고 내가 인생을 잘 살았다는 것을 확실히 느꼈다”라고 말했다.

좌절감이 가득했던 강윤성은 추가 발탁 소식이 들리면서 한 가닥 희망이 생겼다. 하지만 그는 애써 마음을 다스렸다. “소식을 듣긴 했다”라고 말한 강윤성은 “이제 좀 한 번 떨어져보니까 추가 발탁에도 괜히 희망고문 하는 거 같았다”라면서 “일부러 큰 기대를 안하려고 노력을 했다. 오히려 기대했다가 또 떨어지면 가라앉은 마음이 더 아플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결국 강윤성은 추가 발탁으로 도쿄 입성이 확정됐다. 하지만 그는 정신이 없었다. 강윤성은 “사실 이 때도 늦잠을 자면서 실시간으로 보지 않으려고 했지만 혹시 몰라 기다리고 있었다. 부모님과 함께 소식을 접했다. 그리고 씻고 부랴부랴 짐 챙기느라 너무 바빴다”라면서 “내 이름이 들어 있어 기분이 좋았다. 짐 싸자마자 바로 공항에 가서 비행기 타고 올라왔다. 여권까지 빠짐 없이 꼼꼼하게 챙겼다”라고 웃었다.

이렇게 극적으로 파주에 합류한 강윤성은 김학범 감독에게 기분 좋은 복수를 다짐하고 있다. 그는 “감독님이 추가 발탁된 네 명에게 ‘정말 미안하게 생각한다. 추가 발탁 소식이 조금만 빨리 나왔으면 실망감이나 좌절감을 안겪어도 됐다. 그런 거 겪게 해서 미안하다’라고 하셨다”라면서 “감독님이 자신의 순간적 판단이 틀렸단 것을 현장에서 보여달라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김학범 감독의 이런 이야기에 강윤성은 “내가 속으로 감독님을 원망하거나 그런 것은 절대 없다”라면서 “사실 복수가 어떻게 보면 부정적 의미를 내포하는 단어다. 하지만 이번에는 감독님께 기분 좋은 복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제 강윤성은 도쿄로 떠날 준비를 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한민국 축구를 빛낼 수 있는 기회에 굉장히 책임감 느끼고 영광으로 생각한다”라면서 “도쿄에 가서 꼭 나의 가치도 높일 수 있고 팀이 좋은 성적 낼 수 있게 헌신하도록 노력하겠다. 팬들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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