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적 도쿄행’ 안찬기 “파주 가서 권창훈 형에게 가장 먼저 인사해야죠”

ⓒ대한축구협회

[스포츠니어스 | 김현회 기자] 2020 도쿄올림픽에 극적으로 참가하게 된 수원삼성 골키퍼 안찬기가 소감을 전했다.

김학범호는 30일 서울 광화문 KT스퀘어 드림홀에서 ‘도쿄올림픽 최종 명단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올림픽 본선에 나설 태극전사 18인을 발표했다. 골키퍼 중에서는 송범근(전북현대)과 안준수(부산아이파크), 안찬기(수원삼성)가 경쟁을 펼쳤다. 조현우(울산현대)가 와일드카드로 발탁될 경우 변수도 있었다. 결국 김학범 감독은 송범근과 안준수를 최종 명단에 발탁했다. 안찬기는 올림픽에 나갈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하루 만에 반전이 일어났다. 당초 도쿄올림픽 남자축구는 엔트리는 최종 18인에 예비 명단 4인으로 구성됐지만 국제축구연맹(FIFA)이 지난 1일 남자축구 엔트리를 22인으로 확대하면서 예비 명단 4인도 최종 엔트리에 포함되게 됐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일 오전 9시 보도자료를 통해 안찬기와 이상민(서울이랜드), 강윤성(제주유나이티드), 김진규(부산아이파크)를 추가 발탁했다. 이로써 올림픽 대표팀은 22명으로 늘어났다.

안찬기로서는 극적인 올림픽행이었다. 명단 발표 후 <스포츠니어스>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 그는 “지금 수원에서 파주트레이닝센터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올림픽 최종 명단에 든 선수들은 이날 오후 3시까지 파주트레이닝센터에 모일 예정이다. 하루 전만 하더라도 올림픽행이 무산됐던 안찬기는 극적으로 파주 입소에 성공했다. 안찬기는 들뜬 표정으로 파주로 달려가고 있었다. 올림픽 무대로 가는 길은 이렇게 험난하고도 극적이었다.

안찬기는 매탄고 출신 골키퍼로 꾸준히 연령별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해 1월 태국에서 열린 AFC U-23 챔피언십 23인에 포함돼 우승과 올림픽 본선 진출 순간을 함께 했다. 2차 소집 후 최종 18인 안에는 들지 못했지만 이날 추가 발탁되면서 도쿄행 막차를 타게 됐다. 안찬기는 “어제 대표팀 탈락 소식을 듣고는 나보다 잘하는 선수가 올림픽에 나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래도 후회도 없었고 실망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종 명단 탈락 소식을 접하고 경쟁했던 동료 골키퍼들에게도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하루 만에 상황이 변했다. 네 명의 엔트리가 추가된다는 소식에 안찬기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그는 “큰 기대는 없었다”면서 “골키퍼가 올림픽에 두 명만 갈지 세 명이 갈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필드 플레이어 중에 네 명을 다 뽑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았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연락이 엄청 많이 와 있었다. 뉴스를 트니 내 이름이 나오더라. 포기하고 있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너무 기분이 좋았다. 친한 (김)진야와도 다시 만날 수 있다. (송)범근이 형은 바로 연락이 와 ‘어딜 한국에 있으려고 해. 같이 도쿄가자’고 하더라”면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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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찬기는 수원 클럽하우스에 있었다. 현재 수원삼성은 남해에서 전지훈련 중이지만 올림픽 대표팀의 마지막 전지훈련을 마친 안찬기는 이후 수원 클럽하우스에서 따로 운동을 하는 중이었다. 팀 동료들과 떨어져 있어 직접적인 축하를 받지는 못했지만 아침부터 남해에 있는 동료들은 안찬기에게 축하 메시지를 전달했다. 안찬기는 “수원 동료들에게 계속 연락이 온다. 축하한다면서도 올림픽에 가는 걸로만 만족하지 말고 잘하고 오라는 형들의 메시지가 계속 오고 있다”고 전했다.

안찬기는 “올림픽 대표팀 발탁을 기대하고 있지 않아서 짐도 싸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오전에 부랴부랴 짐을 싸다보니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 축하 연락받으랴 짐 싸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마지막에 팀에 합류하게 됐는데 경기에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되더라도 동료들을 최대한 뒤에서 돕고 싶다”면서 “큰 힘이 되고 싶다. 내가 맡은 역할을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안찬기가 올림픽 대표팀에 극적으로 합류하게 된 가운데 권창훈과의 만남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매탄고등학교 출신으로 수원삼성에서 뛰고 있는 안찬기에게 권창훈은 대선배다. 하지만 1994년생인 권창훈과 1998년생인 안찬기는 지금까지 접점이 없었다. 최근 권창훈이 수원삼성에 복귀하면서 이 둘은 이제 친해져야 하는 사이지만 아직 제대로 인사 한 번 나눈 적이 없었다. 나이 차이도 있고 권창훈이 팀에 복귀했을 때 안찬기는 올림픽 대표팀에 소집돼 있었기 때문이다. 같은 소속팀 선수지만 올림픽 대표팀에서 이제 첫 인사를 해야하는 재미있는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안찬기는 “(권)창훈이 형은 아마 나를 모르실 거다. 내가 매탄고에 있을 때 형은 프로팀에 있었다. 가끔씩 운동도 같이 하고 간식도 몇 번 사주셨는데 그때는 여러 명이 함께 있어서 아마 내 얼굴을 모르실 거다. 수원에 합류하신 뒤에도 아직 한 번도 못 봤다. 파주트레이닝센터에 가면 가장 먼저 인사를 드릴 것이다. 아직 한 번도 인사를 한 적이 없어서 어색할 거 같지만 그래도 같은 팀 후배라고 잘 챙겨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올림픽 동안 팀을 위해 열심히 하면서도 창훈이 형과 친해지기 위해서도 열심히 할 생각이다”라고 웃었다. 안찬기는 인스타그램으로 권창훈을 팔로우하고 있지만 ‘맞팔’은 아니다. 올림픽이 끝나면 이 둘은 ‘맞팔’이 돼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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