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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목동=홍인택 기자] 여자축구의 '대모' 유영실 감독이 서울시청을 이끌며 WK리그에 파란을 예고했다.

유영실 감독이 이끄는 서울시청은 1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펼쳐진 한화생명 2021 WK리그 11라운드 경주한수원과의 경기에서 이수빈과 김소이의 골에 힘입어 2-2 무승부를 거뒀다. 비록 앞서 나가는 골을 넣은 뒤 실점해 무승부를 거뒀지만 유 감독은 이날 경기 결과에 만족하는 모습이었다.

경기를 마친 유영실 감독은 "계속되는 경기 속에 강팀을 상대로 쉽지 않은 경기를 하다 보니 힘들게 무승부를 거뒀다. 팀적으로 에너지 소모가 너무 많았다"라고 경기를 총평하면서도 "하지만 오늘은 강팀을 상대로 우리 선수들이 에너지와 스피드를 보여줬다"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날 서울시청은 그동안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이 선발로 나섰다. 꾸준히 출전 기회를 받던 유영아, 한채린, 박다혜 등이 벤치에서 시작했고 그동안 기회를 받지 못했던 이수빈이나 이예은, 장은미, 송아리 등이 이날 경기에 출전했다.

유 감독은 "출전 시간이 적어 감각이 떨어진 선수들이다 보니 사실 걱정도 했다"라면서 "동기부여로 커버했다. 사실 선수들이 이렇게 열심히 뛰어줄 줄은 나도 몰랐다. 감동 받았다. 좋은 경기를 했다"라고 전했다.

팀 득점을 책임지고 있는 유영아와 박은선을 아낀 이유에 대해서는 "체력적으로 고갈된 상태다. 오늘 들어가서 얼마나 할지는 몰랐다. 앞으로 더 이겨야 하는 팀들 상대로 준비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날 유영아는 후반 교체로 투입되면서 짧은 시간 경기를 소화했고 박은선은 줄곧 벤치를 지켰다.

유 감독은 "유영아의 컨디션을 확인해 보니 좋다고 하더라. 사실 뛰게 할 생각은 없었다. 경기 분위기가 베테랑 선수들이 필요했었다. 은선이는 잔부상이 있어서 힘들었다. 영아의 실력은 문제가 없다. 체력적으로 연달아 경기가 있다 보니, 베테랑들이 나이가 있다 보니까 회복 속도가 조금 젊은 애들보다 차이가 있어서 고려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시즌 7위를 기록했던 서울시청은 현재 3위를 지키고 있다. 2위 경주한수원과도 절대 쉽게 밀리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줬다. 경기 내용 면에서는 밀렸지만 세트피스와 빠른 역습으로 선제골과 달아나는 골을 넣기도 했다. 후반전 서울시청이 보여준 수비 집중력만 놓고 보면 동점골을 허용한 점이 아쉬울 정도였다.

유 감독은 "승점 1점도 귀하지만 무승부보다는 이기는 경기를 좋아한다"라고 강하게 말했다. 이어 "우리가 플레이오프까진 생각하지 못했는데 지금 상황이나 선수들이 뛰는 걸 보니 욕심도 난다. 이렇게 열심히 싸웠는데 승리하지 못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한다면 아쉬움이 남을 것 같다"라면서 "승리를 챙기는 경기를 계속 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유 감독은 또한 "이번 시즌 목표로 로빈 라운드마다 3승 이상을 챙기는 것이었다. 그 뒷배경엔 플레이오프를 목표로 한 부분도 있다"라면서도 "사실 작년에 우리가 워낙 못해서 조금 건방진 소리일 수도 있다. 로빈 라운드마다 3승 이상을 목표로 한 거 자체가 사실 플레이오프를 맞춰 놓은 거였다. 3~4승 정도를 거두면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을 보였다.

유영실 감독은 끝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기록한 김소이의 활약에 대해 "에너지와 체력을 보강하고 있었다. 오늘 투혼을 발휘해줬다. 두 번째 골이 참 기가 막혔다"라며 제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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