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광주=조성룡 기자] 광주FC의 감독 네 명이 한 곳에 모였다.

19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광주FC와 FC서울의 경기에서 흥미로운 장면이 연출됐다. 바로 과거 광주의 지휘봉을 잡았던 전 감독들이 여럿 경기장을 방문한 것이다. 하나하나 세어보니 6명의 감독 중 무려 4명이 경기장에 자리했다. 절반 이상이 광주와 서울의 경기를 보기 위해 방문한 것이다.

올 시즌 들어 광주와 서울은 독특한 인연으로 엮여있다. 바로 지난 시즌까지 각 팀의 감독 또는 감독대행이 서로 자리를 맞바꿨다. 서울 박진섭 감독은 전 직장이 광주였고 광주 김호영 감독은 서울에서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지도했다. 그래서 두 사람이 선임됐을 당시 농담 삼아 '감독 트레이드'라는 단어도 나올 정도였다.

그래서 그런지 양 팀 감독은 상대를 잘 안다. 광주는 서울을 공략하기 위해 스피드를 극대화하는 방향을 택했고 서울 또한 총력전으로 나섰다. 특히 서울 박진섭 감독은 "경기 전날 광주에 왔을 때부터 옛날 생각이 난다. 상당히 애정이 있는 팀이다"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두 팀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양 팀 모두 길어지는 무승을 끊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경기 전 두 팀의 순위는 11위와 12위였다. 친정팀의 옛 정은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서울 박 감독 또한 "두 팀 모두가 좋지 않은 위치라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날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는 또다른 광주 전 감독이 있었다. 바로 제주유나이티드 남기일 감독이다. 그는 광주의 3대 감독이다. 남 감독은 광주와 서울 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경기장을 찾았다. 오는 21일 제주는 경상남도 밀양에서 전지훈련을 시작하지만 시간을 쪼개 방문했다. 제주는 휴식기를 마치고 서울과 만날 예정이다.

그리고 광주 경기장에는 광주의 초대 감독이자 현 대표이사인 최만희 대표도 있었다. 2011년부터 K리그에 참가한 광주는 약 10년의 역사 동안 6명의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그 중 2대 여범규 감독과 4대 김학범 감독을 제외한 네 명이 한 곳에 모인 진기한 풍경이었다.

wisdragon@sports-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