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지이자 내일의 적’ 문선민과 오세훈의 묘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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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김천=김현회 기자] 묘한 분위기였다.

김천상무는 19일 김천종합운동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1 서울이랜드와 홈 경기를 치렀다. 최근 7경기 연속 무패(3승 4무)를 이어가고 있는 김천은 좋은 분위기 속에 이번 경기를 준비했다. 경기 전 김천상무는 전역을 앞두고 있는 문선민과 오세훈의 전역 기념 기자회견을 준비했다. 당초 전세진을 포함해 세 명의 기자회견을 준비했던 김천은 전세진이 가벼운 부상을 당하면서 문선민과 오세훈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 둘의 분위기는 묘하게 달랐다. 사복 차림으로 등장한 문선민은 시종일관 특유의 미소를 지었다. 부상으로 올 시즌 김천상무에서 단 한 경기만을 뛴 문선민은 내달 6일 전역하면 전북으로 복귀한다. 당장 복귀가 아니고 재활을 할 시간적인 여유도 있다. 최근 둘째 아이를 얻은 문선민은 육아와 군 생활의 힘든 점 등을 이야기하며 밝은 분위기 속에 기자회견에 임했다.

하지만 바로 옆에 앉은 오세훈의 표정은 어두웠다. 최근 2020 도쿄올림픽 최종 명단 선정을 앞두고 엔트리에서 제외된 오세훈은 오랜 꿈인 올림픽 출전이 무산되고 말았다. 병역은 마무리했지만 올림픽 무대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세훈의 표정은 밝지 못했다. 문선민과 다르게 김천상무 엠블럼이 박힌 티셔츠에 군인 모자를 쓰고 나온 그는 평소보다 어두운 표정으로 기자회견에 임했다. 오세훈은 오는 23일 전역한다.

이 둘은 전역 기념 기자회견을 함께 할 만큼 팀내에서는 각별한 사이다. 힘든 군 생활을 함께 이겨낸 동기다. 하지만 표정에서 알 수 있듯 둘의 상황은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문선민이 제대를 앞두고 밝은 표정을 지은 반면 오세훈은 전역에 대한 기쁨보다는 올림픽 출전 무산의 아픔이 더 커보였다. 이날 상대팀인 서울이랜드 홍보 담당자로 현장을 찾은 이는 오세훈을 보면서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이 담당자는 아산무궁화 시절 홍보 담당자로 임대생이었던 오세훈과 깊은 친분을 이어가는 사이다. 이 담당자는 “세훈이가 상무 합격자 발표 당시 PC방에서 간절히 발표를 기다리던 모습이 떠오른다”면서 “그때는 빨리 상무에 가서 군 문제를 해결하며 올림픽에 도전하겠다는 입장이었는데 올림픽은 1년이 연기됐고 오세훈은 군 문제는 해결했지만 올림픽엔 못 가게 됐다. 참 운명이 얄궂다”고 아쉬워했다.

문선민과 오세훈은 나란히 앉아 기자회견에 임했지만 이제 누구보다도 더 거친 경쟁을 펼쳐야 한다. 문선민은 전북현대로 가고 오세훈은 울산현대로 복귀하기 때문이다. 이 둘은 올 시즌 K리그에서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어제의 동지가 내일의 적이 되는 셈이다. 올 시즌이 끝난 뒤 둘 중 한 명이 웃는다면 한 명은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다.

제대 후 경쟁해야 하는 둘에게 우승 도전에 자신이 있느냐고 묻자 이 둘은 전혀 다른 자세로 답변했다. 문선민은 웃으면서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면서 “긴 말 하지 않겠다. 여기까지만 말하겠다”고 자신있게 답했다. 하지만 오세훈은 진지했다. 오세훈은 “작년에 비해서 울산은 세대교체를 하고 있다”면서 “젊은 패기와 팀으로 준비할 수 있도록 잘 하겠다. 이 질문을 받으니 답변을 하면서 머리가 하얘진다. 울산에서는 골을 많이 넣는 게 나의 역할이다”라고 진지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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