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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서귀포=조성룡 기자] 왜 이들은 벤치에 앉지 못했을까.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가나의 2차전에서 흥미로운 광경이 펼쳐졌다. 난데없이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지원하던 올림픽대표팀 지원스태프들이 관중석에 모습을 비췄다. 그라운드에 있어야 할 사람들이 관중석으로 올라온 것.

당연한 이야기지만 올림픽대표팀에는 코칭스태프 뿐만 아니라 지원스태프들도 있다. 그리고 이들은 경기가 시작할 때 주로 벤치에 앉는다. 90분 동안 선수단에서 여러가지 상황이 벌어지기 때문에 이들의 역할 또한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경기에서 여러 명의 스태프들은 벤치에 앉지 않았다.

알고보니 사연이 있었다. 벤치의 좌석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이번 가나와의 평가전을 앞두고 김학범 감독은 총 28명으로 구성한 명단을 발표했다. 뛰지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거나 징계 등으로 출전이 불가능한 선수는 없다. 따라서 그라운드에서 뛰는 11명을 제외한 모두가 벤치 자원이다. 교체 명단에 다섯 명의 이름이 올라와 있는 가나와 대조적이다.

여기에 A대표팀에서 월드컵 2차 예선 일정을 소화한 이동경과 원두재까지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했다. 이렇게 되면 총 30명이다. 이론적으로 벤치에 선수 19명이 앉아있어야 한다. 좌석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일부 스태프들은 벤치 대신 제주월드컵경기장 한 켠에 마련된 좌석에서 가나전을 지켜봤다. 이 중에는 황덕연 장비담당관도 있었다.

물론 일부 스태프를 이동시켜도 벤치는 여전히 부족하다. 그래서 선수들 중 일부도 관중석으로 이동했다. 조규성과 이상민 등 대여섯 명의 선수들은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사실 관중석에 있었다. 제주월드컵경기장에는 경기를 볼 수 있게 뚫려있는 방이 있다. 이들은 여기에 있었다.

1차전과 달리 이번 2차전에서는 김학범 감독도 관중석으로 올라왔다. 김 감독은 분석관과 함께 경기장 관중석 상단부에 앉아 헤드셋으로 전략을 지시하며 경기 상황을 지켜봤다. 그래서 이날 터치라인에는 김 감독 대신 김은중 코치가 나서서 선수들을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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