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변수 될 줄 알았는데 최고의 변수가 된 ‘기적 같은 날씨’

[스포츠니어스|서귀포=조성룡 기자] 거짓말 같았던 날씨였다.

15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 대한민국과 가나의 2차전은 수중전으로 진행될 예정이었다. 이날 제주도는 하루종일 비가 내렸다. 아침부터 시작된 비는 계속해서 섬을 적셨다. 심지어 오후에는 서귀포시 일대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이는 곧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었다. 경기장에 입장하는 관중들도 비옷이나 우산을 들고 있었다. 게다가 경기 시작 40분을 앞두고 조금씩 내리는 비는 폭우로 변했다. 시야 확보가 쉽지 않을 수준으로 내렸다. 김학범 감독이 언급했던 “전술적, 기술적으로 어려운 환경”이 이렇게 또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 비는 경기 내내 내릴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일기예보에 따르면 제주도에 내리는 비는 16일 오전까지 이어질 예정이었다. 게다가 제주도는 다른 곳에 비해 비와 함께 강풍도 제법 부는 곳이다. 선수들 입장에서도 악조건이겠지만 지켜보는 관중들도 날씨와 싸워야 했다.

그래서 관중석 곳곳에서는 작은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코로나19 시국에서 육성응원과 함께 금지되는 것이 바로 자리 이동이다. 화장실에 가는 상황 등을 제외하고 자신이 예매한 자리에 앉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비가 오자 일부 관중들이 비를 피할 수 있는 곳에 서 있고 관계자가 이를 제지하는 광경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그런데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엔니오 모리코네가 작곡한 ‘The Ecstasy of Gold’와 함께 국기가 입장하자 빗줄기는 조금씩 잦아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선수 입장 직전에 비가 거짓말같이 뚝 그쳤다. 폭우를 맞으며 경기 전에 몸을 풀었던 선수들 입장에서는 어리둥절할 수 있을 만한 상황이었다.

오히려 비가 그치자 축구 보기 힘든 환경은 축구 보기에 최적의 환경으로 변했다. 시원한 바람에 불면서 더울 수도 있는 날씨를 식혀줬고 한 차례 강하게 비가 내린 이후라 시야도 굉장히 깨끗했다. 이날 제주월드컵경기장을 찾은 2,337명의 관중은 제법 쾌적하게 올림픽대표팀의 경기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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