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 전엔 축제였지만’ 스리랑카전은 차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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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고양=김현회 기자] 불과 나흘 전만 해도 들썩이던 고양종합운동장의 분위기는 차분했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9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스리랑카전을 치렀다. 지난 5일 같은 장소에서 투르크메니스탄을 상대로 5-0 대승을 거둔 한국은 이날 경기에서도 압도적인 경기력이 예상됐다. 한국보다 한참 아래인 스리랑카를 상대로 여유있는 경기를 펼쳤다.

이날 경기장 분위기는 차분했다. 나흘 전 투르크메니스탄을 상대로 골 폭풍을 일으키던 당시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당시 한국은 투르크메니스탄 골문에 다섯 골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고 경기장은 들썩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육성 응원은 금지됐지만 뜨거운 관중의 박수와 순간 터져 나오는 감탄은 숨길 수 없었다. 선수들은 득점 후 밝은 표정으로 골 세리머니를 하면서 안방에서의 경기를 즐겼다.

하지만 나흘 뒤 열린 스리랑카전은 차분한 가운데 치러졌다. 여러 요인이 있었다. 일단 투르크메니스탄전이 주말 밤에 열린데 비해 스리랑카전은 평일 밤에 열려 관중 동원력이 떨어졌다. 여기에 상대가 한참 실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작용했다. 투르크메니스탄전은 2019년 12월 18일 부산에서 열린 EAFF E-1 챔피언십 한일전 이후 국내에서 치러지는 첫 A매치라는 이점이 있었지만 스리랑카전은 연이어 같은 장소에서 열려 다소 매력이 떨어졌다.

스리랑카가 한참 실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이날 경기에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보르도)를 비롯한 주축 선수들이 대거 제외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불과 나흘 전 경기 시작에 앞서 들썩이던 경기장 앞 분위기도 차분했다. 경기장 앞에서 응원 도구를 파는 행렬은 나흘 전이나 이날이나 여전했다. 연인과 친구들이 경기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기는 모습은 나흘 전과 다를 게 없었지만 설렘 가득했던 나흘 전 경기에 비하면 그렇게 들떠있는 표정은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나흘 사이 한국 축구에 슬픈 소식이 전해진 탓이 컸다. 지난 7일 한국 축구의 큰 별인 유상철 감독이 세상을 떠나면서 애도의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이날 경기장에는 유상철 감독을 추모하는 걸개가 내걸렸고 경기 전 선수들과 관중은 묵념을 했다. 김신욱은 첫 골을 넣은 뒤 미리 준비한 유상철 감독 유니폼을 들고 동료들과 고인을 추모했다. 오랜 만의 A매치로 들썩였던 나흘 전 풍경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날 선수들은 스리랑카를 대파했지만 골을 넣을 때마다 환하게 웃지 못했다. 기량 차이가 나는 팀과의 경기에서는 골을 넣고도 크게 기뻐하는 경우가 많지 않지만 벤투호는 지난 투르크메니스탄전에서는 골을 넣을 때마다 분위기를 끌어 올리기 위해 밝은 표정으로 환호했다. 하지만 이날은 차분했다. 협회는 투르크메니스탄전 당시에는 득점을 기록할 때마다 사이키 조명을 가동하며 분위기를 띄웠지만 이날은 이 조명도 쓰지 않았다. 나흘 전 이 경기장에서는 축제 같은 분위기가 펼쳐졌지만 이날 분위기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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