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대구=조성룡 기자] 대구 서포터스가 황순민을 위해 특별한 헌사를 준비했다.

6일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대구FC와 FC서울의 경기 전 경기장 한 쪽에는 긴 걸개가 걸렸다. 북측 스탠드를 따라 걸린 이 걸개가 말하는 대상은 한 명이었다. 황순민이다. 황순민은 지난 5월 30일 강원FC와의 경기에 선발 출전해 K리그 통산 200경기 출전을 달성했다.

대구 서포터스도 황순민의 출전 기록을 함께 축하했다. 이를 위해 걸개를 제작한 것이다. 이 걸개에는 '먼 겨울 얼어붙은 그 자리에서 좌절을 함께 견디며, 그 겨울 꽃피운 영광의 시대에 우리가 함께 맞이한 그대의 200번째 경기를 위하여. 대구의 영원한 판타지스타 황순민'이라고 적혀 있었다.

대구 입장에서 황순민의 200경기 출전 기록은 특별할 수 밖에 없다. 2012년 대구에 입단한 황순민은 상주상무 군 복무 시절을 제외하고 자신의 프로 커리어를 모두 대구에서 보냈다. 상주 시절 출전 경기가 16경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더욱 존중 받아야 할 기록이다.

게다가 황순민은 대구의 희노애락을 모두 함께 한 인물이기도 하다. 대구의 2부리그 강등 당시에도 그가 있었고 대구의 첫 FA컵 우승과 AFC챔피언스리그 등 주요 굵직한 사건에는 황순민이 항상 있었다. 그가 함께하지 못했던 것은 군 복무 중 일어났던 2016년 대구의 K리그1 승격 뿐이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특히 시민구단 대구기에 황순민이 200경기를 달성했다는 것은 남다르다. 최근 프로축구가 전체적으로 그렇지만 시민구단의 특성 상 선수의 이적이 잦기 때문에 '원클럽맨'이 존재하기는 타 구단에 비해 더욱 힘들다. 대구도 약 20년의 역사를 바라보고 있지만 '원클럽맨'으로 남은 인물은 박종진이 유일하다. 이런 현실에서 황순민이 200경기를 달성한 것이다.

대구 서포터스 관계자도 "힘들 때나 좋을 때나 대구와 함께 해온 선수에 대한 예우다"라면서 "황순민이 세징야처럼 드러나는 스타는 아니지만 남녀노소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언성 히어로'다. 그리고 황순민은 알게 모르게 대구를 위해 헌신해온 선수다. 모두 많이 아끼는 선수기에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들이 아쉬운 것은 황순민에게 더 성대한 축하를 해주지 못한다는 것이다. 관계자는 "더욱 성대하고 화려하게 황순민의 200경기를 축하해주고 했지만 코로나19 시국에 사회적 거리두기가 상향돼 이것 밖에 해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할 뿐"이라면서 "간소하지만 황순민을 좋아하는 대구 팬들의 마음은 크다. 잘 전달 됐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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