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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ㅣ서울=명재영 기자] 수원삼성이 '죽음의 5월'을 환상적으로 마무리했다.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1 19라운드 FC서울과 수원삼성의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가 열렸다. A매치와 AFC 챔피언스리그로 인한 휴식기에 돌입하기 직전 마지막 일정이다. 양 팀의 상황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선수단의 코로나19 감염과 최악의 성적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서울과 한 달에 8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서 무패 행진 중인 수원의 맞대결이다. 경기는 수원이 전반 38분 김건희의 페널티킥 득점, 후반 6분 김민우, 후반 22분 민상기의 추가 골로 서울을 3-0으로 제압했다. 서울은 이날 패배로 리그 11위에 머물렀으며 수원은 5월을 무패로 마감하면서 리그 2위 자리를 굳건하게 지켰다.

홈팀 서울은 4-3-3 전술로 나섰다. 양한빈 골키퍼가 골문을 지키고 이태석, 홍준호, 황현수, 윤종규가 최후방을 지켰다. 중원에는 오스마르와 팔로세비치, 기성용이 삼각형 형태로 수원을 공략했다. 최전방에는 부상으로 이탈한 나상호를 대신해 박주영이 오랜만에 선발로 출전했고 정한민과 조영욱이 측면에 자리했다.

원정팀 수원은 지난 FA컵에서 승부차기 승리를 이끈 노동건 골키퍼를 대신해 양형모 골키퍼가 골대를 지켰다. 헨리와 민상기, 장호익이 백3 수비수로 나서고 이기제와 김태환이 양쪽 윙백 자리를 맡았다. 주장 김민우와 최성근, 강현묵이 서울의 중앙 미드필더를 상대하기 위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최전방에는 제리치와 김건희가 투톱으로 나섰다.

경기 초반부터 수원이 강하게 몰아쳤다. 전반 7분 김민우가 중거리 슈팅으로 서울의 골망을 흔들었다. VAR 판독 끝에 전개 과정에서의 파울을 지적받아 득점으로 인정받지는 못했지만 수원으로서는 자신감이 높아지는 장면이었다. 서울이 점유율을 높이면서도 위협적인 공격을 만들지 못하는 동안 수원은 단 한 번의 역습으로 서울을 제압했다. 전반 37분 수원 제리치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황현수에게 잡혀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는 김건희가 나섰고 침착한 오른발 슈팅으로 수원에 선제 득점을 안겼다. 서울은 전반 43분 팔로세비치의 슈팅이 득점으로 연결되지 못한 것이 제일 아쉬웠다.

수원은 전반전처럼 후반 초반부터 서울을 침묵에 빠트렸다. 김건희가 서울 수비수들을 개인기로 완전히 무력화시키면서 빈 골문의 상황을 만들었고 옆에서 기다리고 있던 김민우가 침착하게 추가 골을 터트렸다. 기세가 오른 김건희의 환상적인 개인기가 빛난 장면이었다.

수원의 폭격은 계속됐다. 후반 22분 민상기가 코너킥 상황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세 번째 골을 터트렸다. 매탄고 1기 유스 출신으로 얼마 전 데뷔 11주년을 맞은 민상기의 자축 득점이었다. 원정팀이자 라이벌 수원이 경기를 지배하면서 경기장의 분위기는 완전히 얼어붙었다. 서울은 높은 점유율로 끝까지 영패를 모면하려 노력했지만 수원의 견고한 수비벽을 넘지 못했다. 오히려 수원의 날카로운 역습이 홈팬들을 긴장시켰다. 경기는 그대로 수원의 3-0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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