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ㅣ서울=명재영 기자] 수원삼성의 슈퍼매치 완승 비결은 '기본을 지키는 것'이었다.

수원삼성이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19라운드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3-0 완승을 거뒀다. 수원은 이날 전반 38분 김건희, 후반 6분 김건희, 후반 22분 민상기가 연달아 득점을 터트리면서 라이벌 서울을 원정에서 완전히 무력화시켰다. 수원은 이날 승리로 리그 2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한 달에 8경기를 치르는 죽음의 5월을 무패로 완벽하게 마무리헀다.

수원은 이 경기를 끝으로 2달 가까이 되는 긴 휴식기에 들어간다. 이 기간에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고 전력을 완전히 재정비할 시간을 갖게 된다. 동계훈련에서 시즌 목표로 우승을 꼽았던 수원은 무리한 목표라던 세간의 인식을 뒤집고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다. 다음은 박건하 감독의 기자회견 전문.

승리 소감

오늘도 승리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준 선수들에게 고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 지난 홈에서 열린 슈퍼매치에서 패배해서 실망했을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던 것은 좋은 흐름을 이어가되 선수들에게 서로 격려하고 희생하면서 한 발짝 더 뛰자는 부분, 방심할 수 있는 부분들을 조심하자고 이야기했던 것이 경기장에서 나타난 것 같다. 수비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경기가 잘 됐기 때문에 승리할 수 있었다. 선발 라인업을 쓸 때 투톱에 대해 고민했었는데 모든 선수들이 활약했지만 특히 김건희가 전방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페널티킥 키커로 김건희를 지시했나

그렇지는 않다. 상황에 따라 자신감이 있는 선수를 믿고 결정한다.

오늘 서울을 공략한 비법은?

우리는 좋은 흐름이고 상대가 좋지 못한 흐름이었기에 경기에 대한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상대의 미드필더들이 능력과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있어서 수비를 잘한다면 좋은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 공격적으로도 서울의 측면을 노려서 득점하자고 준비했는데 오늘 그런 부분들이 잘 나온 것 같다.

베테랑과 젊은 선수들의 조합이 좋다

흐름에 따라 분위기를 좋게 가져가려고 하고 있고 즐거운 훈련 속에서도 집중력을 유지하는 부분이 승리로 잘 이어지는 것 같다. 선수들이 잘 할 수 있을 때 들뜰 수 있는데 우리가 기본적으로 해야 할 부분들, 이를테면 팀워크와 같은 부분에 대해 선수들에게 이야기를 계속해주고 자신감을 갖게 하고 있다. 젊은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는 부분은 베테랑 선수들이 잘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나올 수 있었고 그런 모습이 이어지길 바란다.

슈퍼매치의 상황이 역전된 것일까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서울도 좋은 팀이고 많은 저력이 있다. 다만 우리가 승리할 수 있는 흐름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수 있도록 준비해야겠다는 다짐이다.

유스 출신의 활약으로 전반기를 잘 보냈다

내가 어린 유스 출신을 만들었다고 하면 과찬이다. 훈련에서 집중력을 얻고 조금 더 경기에 몰입하는 부분들에 대해 요구를 많이 하고 있다. 기존 선수를 포함해서 어린 유스 출신 선수들이 그런 부분을 잘해주고 있다. 수원에 와서 선수들을 지켜보니 성실함, 잠재력이 있었다. 승리를 하면서 자신감이 나오고 가지고 있는 능력을 끌어내려고 했던 점이 전반기에 결과로 나타났다. 노력한 부분이 나오고 있지 않나, 보람되게 생각한다.

휴식기 동안 전력 보강은?

그 부분은 감독으로서 여러 고민을 해야 한다. 구단과 이야기를 해야 한다. 지금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기도 하지만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 휴식기 동안 고민하고 움직여야 하지 않나 싶다.

주장 김민우, 부주장 민상기의 헌신이 돋보인다

경기장에서 많은 희생과 활동량, 후배들에게 모범이 될 수 있는 리더십을 가지고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주장으로 임명했다. 전반기 좋은 흐름을 가져가는 데 김민우의 역할이 컸다고 생각한다. 부주장 민상기 또한 수비에서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김민우는 아빠, 민상기는 엄마 같은 역할 같다. 민상기가 오늘 골까지 넣었는데 축하한다.

민상기의 득점 순간에 세레머니가 인상적이었다

다른 선수가 아니라 민상기의 득점이라서 더 기뻤던 것 같다. "이제 민상기까지 골을 넣어주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권창훈의 활용 방안

커리어, 능력이 좋은 선수다.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포지션이 미드필더부터 공격적인 역할까지 소화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의 공격에 힘을 보탤 수 있고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늘어날 것이다.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공격수 출신 감독으로서 어떤 조언을 하고 있는지

작년에 김건희에게 처음으로 심하게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김건희가 공격적으로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 스피드, 득점력, 키핑력까지 가지고 있는 선수인데 그동안은 훈련과 경기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들을 쏟아내지 못했다. 자기관리, 정신적인 부분에서 기복이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런 부분에서 변화가 있었고 덕분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꾸준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더 좋은 선수로 성장할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이기제와 정상빈의 대표팀 차출에 대한 조언은?

정상빈은 대표팀에 가는 것만으로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대표팀에서도 좋은 활약으로 돌아오기를 바란다. 물론 대표팀이라는 곳이 쉬운 곳은 아니기 때문에 본인이 자신감 이상의 모습을 가지고 돌아왔으면 좋겠다. 기본적으로는 입성 자체에 대해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기제는 성인 대표팀이 처음이지만 자신감과 준비가 잘 되어 있기 때문에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응원하고 싶다.

고승범이 입대 전 마지막 경기를 치렀다

몇 경기 전에 고승범이 부상을 당했다. 그 부상 여파로 이후 경기를 준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개인적으로 부임하고 나서 고승범이 많은 활약을 해줬기 때문에 마지막 상황들이 아쉬웠는데 본인의 의지로 경기에 출전할 수 있었다. 그동안 노력했던 부분을, 그것도 슈퍼매치에서 뛸 수 있게 하고 싶었다. 그동안의 헌신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입대하고 나서도 더 발전된 모습을 기대한다. 무엇보다도 마지막 경기에서 뛸 수 있고 승리를 가져올 수 있던 부분에 대해 감독으로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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