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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서울월드컵경기장=홍인택 기자] 박건하 감독은 라이벌전 대승에도 차분하고 진지했다. 오히려 그 진지함 속에서 취재진의 웃음을 유발한 한마디를 던지기도 했다. 민상기의 득점에 대한 코멘트였다.

박건하 감독이 이끄는 수원삼성은 2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하나원큐 K리그1 2021 FC서울과의 슈퍼매치에서 김건희, 김민우, 민상기의 골로 3-0 대승을 거뒀다. 이날 경기를 마친 '승장' 박건하 감독은 수많은 취재진들에게 매탄고 출신 선수들의 활약을 비롯해 대활약한 선수들에 대한 평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박건하 감독은 승리할 때도, 패배할 때도 일관된 모습을 보여왔다. 취재진의 질문에 진지하고 자세하게 답했다. 이날도 라이벌전에서 대승을 거뒀지만 박건하 감독은 크게 들뜬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매 질문에 진지하게 답하던 박건하 감독이 약간 머뭇 거린 순간이 있다. 김민우의 활약에 대한 평가를 답하는 도중 민상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다.

김민우의 칭찬을 이어가던 박건하 감독은 "민상기도 부주장으로서 수비에서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김민우가 아빠라면 민상기는 엄마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도 선수들을 일깨우는 역할의 중심에 민상기가 있다"라면서 약간 머뭇거리더니 "득점까지 할 줄은 몰랐다. 감독으로서 기쁘고 축하할 일이다"라며 민상기의 칭찬을 잊지 않았다.

이어서 박건하 감독이 받은 질문은 민상기의 골이 터졌을 당시 박 감독이 보여줬던 격렬한 세레머니에 관한 이야기였다. 앞서 화상으로 진행된 슈퍼매치 미디어데이에서 박건하 감독의 리액션이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박 감독의 격렬한 반응은 현장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박건하 감독은 우선 "리액션에 대한 이야기를 의식하진 않았다"라면서 "그저… '민상기도 골을 넣는구나. 민상기까지 골을 넣어주는 구나'하고 감독으로서 기쁨의 표현이 과하게 나왔다"라며 현장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박건하 감독의 반응을 살펴보면 박 감독으로서도 민상기의 골은 의외의 장면이었던 것이다.

한편 박건하 감독이 골을 기대했던 선수는 단연 김건희였다. 박 감독은 "김건희에게 강하게 얘기한 적이 있었다"라고 언급했다. 이후 수훈선수로 지목된 김건희는 "당시 감독님이 나에게 '너는 정말 골 넣고 싶은 마음이 있냐. 골을 넣으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셨다"라고 밝혔다. 이날 박건하 감독은 김건희의 페널티킥 골이 들어간 이후 인자한 웃음을 보여주며 김건희와 기분 좋은 하이파이브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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