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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아산=조성룡 기자] VAR이 없다는 게 이리 아쉬울 줄이야.

26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16강전 충남아산FC와 포항스틸러스의 경기에서 원정팀 포항은 전반 1분도 되지 않아 충남아산 마테우스에게 선제골을 실점했지만 이후 강상우의 동점골과 임상협의 역전골, 크베시치의 쐐기골에 힘입어 충남아산을 3-1로 꺾고 FA컵 8강 진출에 성공했다.

VAR이 절실했던 한 판이었다. 전반 32분 포항은 오심에 울었다. 포항이 코너킥을 올렸고 이광준이 헤더로 이를 팔라시오스에게 떨궈줬다. 이 때 오프사이드 위치에는 전민광이 있었고 권완규는 이보다 몇 미터 뒤에 서 있었다. 그리고 팔라시오스가 슈팅을 날리는 순간 권완규가 안으로 침투해 들어갔고 골 라인을 넘기 직전 공을 밀어 넣었다.

그 순간 부심의 깃발이 올라갔다. 오프사이드라는 뜻이었다. 면밀히 선을 그어봐야 확인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었다. 이광준이 헤더하는 순간 권완규는 수비수 사이에 있었다. 그리고 팔라시오스가 슈팅한 순간에도 충남아산 이은범보다 뒤에 위치한 상황에서 침투해 골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이 골은 인정되지 않았다.

그리고 3분 뒤 또다시 애매한 장면이 나왔다. 전반 35분 포항의 득점 장면이었다. 강상우와 타쉬가 페널티박스 안으로 쇄도하는 장면에서 강상우의 드리블이 조금 길었다. 그러자 앞서 있던 타쉬가 이 공을 받아 측면으로 파고 들었다. 그 순간 충남아산의 선수들은 오프사이드라고 손을 들었다. 하지만 경기는 계속 진행됐고 강상우가 타쉬에게 다시 패스를 받아 득점에 성공했다.

앞선 상황보다는 애매했다. 강상우의 터치 순간과 타쉬의 위치를 면밀히 살펴야 했다. 오프사이드일 가능성도 온사이드일 가능성도 있었다. 엄밀히 보면 온사이드에 더 가까웠다. 하지만 이런 애매한 상황과 오심으로 보이는 장면들은 그저 아쉬움을 남긴 채 끝내야 했다. VAR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FA컵에서는 4강전부터 VAR을 가동하고 있다. 물론 모든 FA컵 경기에 VAR을 가동하기에는 현실적인 제약이 따른다. FA컵 초반 라운드는 경기 수도 많고 아마추어 팀이 주로 참가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FA컵에서 아예 VAR을 가동하지 않는 게 아니라면 VAR을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

이미 FA컵에 상위 스테이지에 참여하는 심판들은 K리그 경기에도 나선다. VAR에 상당히 익숙하다는 뜻이다. 이런 가운데 VAR이 없다는 것은 선수 뿐 아니라 심판에게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번 충남아산과 포항의 16강전이 그랬다. FA컵의 권위를 높이고 싶다면 이런 투자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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