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니어스|아산=조성룡 기자] 포항 김기동 감독이 첫 아산 방문 소감을 남겼다.

26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16강전 충남아산FC와 포항스틸러스의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포항 김기동 감독은 가장 먼저 이순신종합운동장 방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포항은 이날 처음으로 이순신종합운동장을 방문했다.

김 감독은 "예전에 내가 선수 시절 때 여기로 전지훈련을 왔다. 팀 사정이 좋지 않을 때였다. 충무공 이순신의 기운을 받으러 왔다. 필사즉생 필생즉사를 모토로 해서 훈련했다. 그리고 후반기에 성적이 좋았다"라고 즐거운 표정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심지어 김 감독의 고향은 충청도다. 오랜만에 충청도를 방문한 셈이다. 김 감독은 "여기로 오면서 집이 20분 거리다. 오랜만에 고향에 왔고 친구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했다. 지인들이 응원하러 온다고 하더라. 오랜만에 왔는데 좋은 경기를 보여줘야 할 거 같다. 잘해야 할 거 같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지난 수원FC전 이후 '포항항TV' 라이브 방송에서 김 감독은 FA컵 우승 도전을 언급한 바 있다. 이런 김 감독의 생각이 고스란히 선발 라인업에 반영돼 있었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FA컵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라면서 "이번에도 세 경기만 이기면 결승이다. 기회가 왔을 때 기회를 잡아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그렇게 말했다. 리그도 좋은 결과가 필요하지만 ACL을 노리는 부분에서 FA컵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포항은 1군 선수들을 이번 경기에 내세웠다. 질문이 나오자 김 감독은 "울산전보다 좋은가? 하하"라고 웃더니 "우리 선수들 스쿼드가 좋지 못해서 수비라인에는 변화를 주기 힘들고 공격 라인에서는 한 경기 걸러 로테이션을 돌려주는 상황이다. 우연치 않게 선수들에게 이 경기에서 자만하지 말자는 의미로 선발 구성을 이렇게 했다. 마음이 풀어지면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다. 선수들에게 이 경기의 중요성을 인식시켜야 한다. 리그와 같은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흘러갈 수 있다. 승부차기 가능성도 물론 존재한다. 자연스럽게 지난 FA컵에서 보여준 강현무의 승부차기 킥이 떠오를 수 밖에 없다. 김 감독은 당시를 회상하면서 "그 때는 팔로세비치가 다섯 번째 킥을 넣지 못하면서 나는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 이후로 세 번의 기회가 더 있었지만 위닝샷을 넣지 못해 내게는 승리가 없을 거라는 느낌이 왔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강현무가 승부차기 들어가기 전에 자신이 킥을 차고 싶다고 이야기한 게 있었다. 하지만 큰 기대는 안했다. 이번 경기에는 승부차기 상황이 온다면 강현무는 차지 않을 수도 있다. 올해는 그 때보다 찰 수 있는 선수들이 더 많아졌다. 그 때는 없었다. 이 선수도 저 선수도 안되는 거 같았다. 그런데 강현무가 자신 있다니 차게 했다. 대신 못넣은 것에 대해 뭐라고 하지 않았다. 자신감 있는 사람이 용감한 사람이기 때문이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그래도 포항 입장에서는 90분 안에 '정시퇴근'을 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김 감독 또한 "그렇다"라고 고개를 끄덕이더니 상대 충남아산에 대해 "아무래도 움츠렸다가 역습을 하거나 세트피스에서 승부를 낼 것 같다. 우리는 도전하는 입장에서 도전을 받는 입장이 됐다. 양상은 그렇게 될 것 같다. 어떻게 하면 빠른 선수들을 잘 막을지 선수들과 고민했다. 세트피스에서 우리가 실점하지 않고 넣을 수 있을지도 고민했다"라고 말했다.

이번 경기는 김기동 감독과 박동혁 감독이 처음으로 맞붙는 경기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글쎄다. 처음으로 맞붙는다 자주 맞붙는다는 것보다 어쨌든 경기에 나서면 이겨야 되는 게 목표다. 어쨌든 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기고 싶다"라고 밝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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