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송민규 보러 왔다가 충남아산 김인균 보고 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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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아산=조성룡 기자] 정말 송민규 보러 왔다가 김인균 보고 간 한 판이었다.

26일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16강전 충남아산FC와 포항스틸러스의 경기에서 원정팀 포항은 전반 1분도 되지 않아 충남아산 마테우스에게 선제골을 실점했지만 이후 강상우의 동점골과 임상협의 역전골, 크베시치의 쐐기골에 힘입어 충남아산을 3-1로 꺾고 FA컵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FA컵 경기는 충남아산보다는 포항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아무래도 FA컵 우승을 노리는 포항이기에 충남아산은 들러리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실제로 포항은 주전 선수들을 이번 충남아산전에 대부분 투입했다. 포항 김기동 감독은 “스쿼드가 얇다보니 그렇게 됐다”라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이날 16강전에서 가장 ‘진심’이 엿보이는 팀이었다.

게다가 관중들 입장에서도 충남아산 선수들보다 더욱 친숙한 선수는 포항에 있었다. 바로 강상우와 송민규다. 최근 둘은 국가대표팀에 승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K리그2에 있는 충남아산이 국가대표급 선수를 보는 것은 쉽지 않다. 아무래도 경기장에 뛰는 22명의 선수들 중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주인공은 이 두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 분위기는 단 12초 만에 깨졌다. 킥오프와 함께 한 충남아산 선수가 엄청난 속도로 포항의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가더니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김인균이었다. 그가 얻어낸 페널티킥은 충남아산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그러자 모두의 시선은 팔라시오스도 송민규도 아닌 김인균에게 향하기 시작했다.

김인균의 모습은 그 때 한 번만 나온 것이 아니었다. 충남아산의 역습 장면에서 김인균의 스피드는 유감없이 발휘됐다. 포항 수비수를 상대로 전방 압박으로 공을 탈취해 곧바로 치고 들어갔다. 김인균이 달릴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쟤 도대체 누구냐”라는 웅성거림이 계속됐다.

그리고 김인균은 후반전에 다시 한 번 모두의 예상을 뒤엎었다. 사실 전반전 김인균의 활동량은 엄청났다. 후반전에는 전반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김인균은 후반전에도 변하지 않는 스피드와 활동량을 보여줬다. 그가 공을 잡을 때마다 “또 김인균이야”라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물론 포항 강상우는 팀의 동점골을 성공시켰고 송민규는 두 번째 골을 만드는 센스 있는 패스로 도움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이순신종합운동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충격을 준 것은 김인균이었다. 스타 송민규를 보러 왔던 사람들은 아마 머릿속에 김인균을 남기고 돌아갔을 만한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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