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탁’ 수원삼성 정상빈 “내가 들어가도 되나 싶을 정도로 영광스러운 일”

ⓒ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스포츠니어스|조성룡 기자] 수원삼성 정상빈이 생애 첫 국가대표 발탁 소감을 전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24일 오전 11시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6월에 펼쳐질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3연전에 나설 A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대표팀 명단에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황의조(지롱댕 보르도)를 포함한 최정예가 선발됐다.

A대표팀은 6월 A매치 기간 동안 2022 카타르월드컵 H조 잔여경기를 펼친다. 한국은 5일 밤 8시 투르크메니스탄, 9일 밤 8시 스리랑카, 13일 오후 3시 레바논과 3연전을 통해 H조 최종 순위를 가린다. 당초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열리던 월드컵 2차예선은 코로나19로 연기된 끝에 각조별로 특정 국가에서 잔여경기를 치르는 방식으로 바뀌게 됐다.

네 경기를 소화한 한국은 2승 2무(승점 8)로 H조 2위에 머물러 있다. 한국은 조 1위에 올라서기 위해 남은 세 경기를 모두 승리한다는 각오다. 특히 2002년생인 수원삼성 정상빈은 이번에 첫 A대표팀 발탁이다. 올림픽대표팀에도 승선하지 못했던 그가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깜짝 놀랄 만한 일이었다.

<스포츠니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정상빈은 발표 당시 상황에 대해 “팬들을 비롯해 지인들과 스승님들이 축하한다고 엄청 많은 연락이 왔다”라면서 “나는 명단 나오기 15분 전 쯤에 미리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얼떨떨한 기분을 좀처럼 지울 수 없었다”라고 전했다.

정상빈은 국가대표로 선발된 것을 아직도 쉽게 믿지 못했다. 그는 “당시 ‘이게 맞나?’란 생각이 들었다. 치료실에서 의무 선생님들에게 간단한 마사지와 치료 등을 받고 있는 상황에 전해 들었다. 선생님들도 당황한 반응이었고 나도 갑작스럽게 그런 이야기를 들어 깜짝 놀라면서 긴장도 했다”라고 밝혔다.

어떻게 보면 올림픽대표팀에도 승선하지 못했기 때문에 국가대표 선발이 더욱 놀라울 수 있다. 이에 대해 정상빈은 “올림픽대표팀 예비 명단에 내가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타이밍이 아쉽다거나 아깝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A대표팀에 이름이 올라 너무 당황했다”라면서 “아예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우리나라에 좋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국가대표팀은 내가 잘해서 유럽 진출을 해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갈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벌써 선발되서 기분이 정말 좋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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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국가대표팀의 공격진 명단을 발표하면서 김신욱과 황의조, 그리고 정상빈을 넣었다. 불과 얼마 전까지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었다. 정상빈 또한 “나도 그 명단을 보고 저 형들 사이에 내 이름이 들어가도 될까 싶을 정도로 너무나도 영광스러운 일이다”라면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게다가 정상빈은 처음으로 손흥민과 조우하게 된다. 정상빈에게 손흥민은 슈퍼스타일 수 밖에 없다. 그는 “세계적인 선수 손흥민을 비롯해 우리나라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경기장 안에서 발을 맞춰보는 것이 가장 기대가 된다”라면서 “옛날에는 같이 경기장에서 한 번 축구 해보면 좋겠다란 꿈 같은 이야기였다. 그런데 현실이 됐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손흥민 선수는 내가 나중에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 유럽에 진출해 상대팀으로 만나거나 서로 어떻게 인연이 되어 알게 될 거라는 생각 정도만 했다”라면서 “그런데 벌써 국가대표팀에서 상대팀도 아니고 한 팀으로 뛰게 됐다. 어떻게 어떻게 아… 벌써 이렇게…ㅎ…같은 팀에서…ㅎ…한다는 게 많이 기대가 된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분 좋은 웃음을 쉽게 감추지 못했다.

많은 팬들은 정상빈의 나이가 어린 점을 들어 “손흥민에게 사인을 받을 것”이라는 농담 섞인 예측을 하기도 했다. 이 이야기를 전하자 정상빈은 “당연히 사인을 받고 싶다”라면서 “하지만 손흥민 선수께서 부담스러워 하실 수도 있다. 그래도 일단 사인을 받고 싶다. 사실 대표팀에 사인 받고 싶은 선수가 정말 많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상빈 또한 엄연히 국가대표의 일원이다. 선발에 만족하지 않고 경기 출전까지 노린다. 특히 이번 대회는 월드컵 2차예선이다. 정상빈 또한 “경기를 뛰는 것이 첫 번째 목표고 만일 경기에 나서게 된다면 공격 포인트 하나 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내가 어떻게 해야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더욱 연구하고 노력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물론 부담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생애 첫 국가대표다. 정상빈은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이다”라면서도 “부담이 되지만 내가 해야 하는 것을 나 자신이 겁먹고 위축돼 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안된다”라면서 “국가대표팀에 가서 내가 잘하는 것을 마음껏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어린 정상빈의 A대표팀 입소가 외롭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는 같은 소속팀의 이기제와 함께 선발됐다. 정상빈은 이기제에 대해 “서로 카톡으로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이)기제 형이 ‘한 번 같이 가보자’라고 하더라”고 웃으면서 “하지만 기제 형도 첫 발탁이라 많이 긴장될 것 같다. 나를 챙겨주기는 힘들지 않을까. 대신 송민규 형이 초등학교 3년 선배다. 알고만 있었던 사이인데 프로에 와 경기장에서 만나면 인사 한 번씩 한다. 대표팀에서는 이렇게 두 명을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준프로 계약을 맺을 때만 하더라도 그저 어린 선수였던 정상빈은 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과 ‘매탄소년단’ 열풍에 이어 국가대표 선발까지 하루하루 거짓말 같은 삶을 살고 있다. 마지막으로 정상빈은 “사실 나는 올해 몸 좀 끌어 올리고 내년을 준비하자는 생각에 K리그 경기에 뛸 것이라는 생각도 안했다”라면서 “그런데 경기에 나서고 그 기회를 잘 잡다보니 계속해서 좋은 상황이 생긴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였다. “최고의 한 해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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