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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춘천=김현회 기자] FC서울은 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황현수의 이름을 공개했을까.

23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는 강원FC와 FC서울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경기가 열렸다. 이 경기는 코로나19 여파로 FC서울이 네 경기를 쉰 뒤 치르는 경기였다. FC서울은 황현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 이를 연맹에 통보했고 선수단이 2주간 자가격리를 했다. FC서울과 격돌했던 성남FC 역시 2주간 자가격리의 시간을 보냈다. 서울과 성남의 경기가 연기되면서 K리그는 일정이 들쑥날쑥해졌다.

그런데 여기에서 드는 의문점이 있다. FC서울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황현수의 실명을 공개한 이유는 뭘까. K리그에서는 지난 시즌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종종 발행하고 있다. 대전하나시티즌과 충남아산FC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익명으로 전해졌다. 축구계 관계자라면 대부분 실명을 알고 있지만 언론에 공식화된 적은 없다. 해당 구단에서도 “구단 내 모 선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식으로 실명 공개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FC서울은 황현수가 코로나19에 걸렸다며 공식적으로 그의 이름을 언급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다른 K리그내 확진자는 자체 훈련 등을 소화했지만 경기에 나서지는 않았다. 하지만 황현수는 성남FC와의 맞대결에 출장했다. 실명을 언급하지 않으면서 “성남전에 나섰던 모 선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하면 더더욱 논란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최근 확진 판정을 받은 충남아산FC 선수는 올 시즌 경기에 출장한 기록이 없지만 황현수는 다르다.

서울은 최근 기성용의 여러 논란 등으로 민감한 분위기가 흘렀다. 여기에 ‘성남전을 뛴 모 선수’라는 애매한 익명 보도를 할 경우 이날 성남전에 나선 모든 선수가 코로나19 의심 선수가 된다. 서울은 이 점을 고민한 뒤 황현수의 실명을 밝혔다. 한 서울 관계자는 “황현수가 의도적으로 방역 수칙을 여겨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도 아니었다. 고심 끝에 선수의 실명을 공개하기로 결정했었다”고 전했다.

서울은 확진자 실명을 공개하는 게 여러 모로 낫다고 판단했다. 실명이 전해져야 황현수와 접촉한 이들이 빠르게 코로나19 선별진료소로 갈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서울 관계자는 “황현수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뒤 곧바로 구단에 이 사실을 통보했다”면서 “자신이 코로나19에 걸려 팀 경기가 연기되고 다른 팀에까지 영향을 끼치게 돼 굉장히 미안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관계자는 “경기가 연기되면서 우리가 11위까지 떨어졌다”고 씁쓸한 농담을 건넸다.

이날 강원과의 경기에서 황현수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었다. 황현수는 현재 서울에 남아 훈련 중이다. 선수단이 2주간의 자가격리에서 풀린 뒤 일주일 정도 훈련하고 강원전을 치른 반면 황현수는 지난 18일 코로나19 음성 판정이 내려졌다. 자가격리만을 한 선수와는 몸 상태부터가 다르고 아직 팀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아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 구단 관계자는 “아마도 황현수가 미안한 마음을 곧 경기장에서의 활약으로 풀어내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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