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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부천=김현회 기자] 부천이 764분 만에 감격적인 골을 뽑아냈지만 8분 만에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부천FC는 17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1 서울이랜드와의 홈 경기에서 후반 24분 크리슬란의 감격적인 득점으로 앞서 나갔지만 최재훈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1-1로 비겼다. 이 경기 무승부로 부천은 10경기 연속 무승(4무 6패)을 이어가게 됐다. 그나마 위안인 건 크리슬란이 부천의 고통스러웠던 무득점 기록을 깼다는 점이었다.

부천은 무려 7경기 동안 득점이 없었다. 지난 3월 20일 전남과의 홈 경기에서 전반 25분 박창준이 골을 넣은 이후 그 누구도 득점을 뽑아내지 못했다. 지난 5일 FC안양과의 경기에서는 전반 8분 만에 페널티킥을 얻어내며 천금같은 득점 기회를 잡았지만 조수철의 슈팅은 안양 골키퍼 정민기의 품에 안기고 말았다. 이 상황에서 득점에 성공했다면 515분 만에 득점에 성공할 수 있었지만 이 귀중한 기회는 페널티킥 실축으로 날아갔다.

이뿐 아니었다. 부천은 다음 경기인 지난 8일 김천상무와의 경기에서도 득점에 실패했다. 후반 30분 추정호가 중원에서 공을 따내며 앞에 있는 크리슬란에게 공을 전달했고 이 공을 오히려 한지호가 차지하면서 골까지 만들었다. 부천종합운동장이 오랜만에 골 폭죽을 터뜨리며 환호로 가득 찼다. 하지만 주심은 VAR 판독 이후 추정호의 반칙을 선언하며 노골 판정을 내렸다. 이렇게 부천은 7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며 침묵했다.

부천은 이날 서울이랜드를 만났다. 올 시즌 이날 경기 전 기록을 기준으로 리그 최소 득점(3득점)과 최다 실점(16실점)을 모두 기록하고 있었다. 경기 전 이영민 감독은 “오늘 경기에서 무실점보다는 그래도 골을 넣고 싶다”면서 “서울이랜드에 대한 대비보다는 우리가 잘하는 걸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선수들에게 훈련 때나 훈련장 밖에서나 대화를 많이 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무득점이 길어지면서 이영민 감독의 표정도 어두워져 있었다.

이날도 부천의 공격은 날카롭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 24분 마침내 기다리던 골이 터졌다. 조윤형이 때린 강력한 중거리슛이 골키퍼 김경민을 맞고 튕겼고 이를 크리슬란이 차넣으며 선취골을 뽑아냈다. 부천이 764분 만에 뽑아낸 귀중한 득점이었다. 크리슬란은 고개를 그라운드에 박고 감격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벤치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코칭스태프와 백업 선수들도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환호했다. 오랜 시간 기다려온 귀중한 득점이었다. 크리슬란의 K리그 데뷔골이기도 했다.

하지만 부천은 764분 만에 터트린 골로 앞서 나갔지만 8분 만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코너킥 상황에서 레안드로가 올려준 공을 최재훈이 솟구쳐 올라 헤더로 꽂아 넣으면서 다시 동점이 됐다. 이대로 경기는 1-1로 마무리됐다. 이날 결정적인 기회를 놓친 한지호는 경기 후 심하게 자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천 이영민 감독은 경기 후 “언제든 득점은 터질 수 있다고 믿었다”는 말을 했다. 부천은 764분 만에 골을 넣었지만 결국 8분 만에 실점하며 승리 사냥에 또 다시 실패했다. 부천이 실점한 뒤 경기 막판이 되자 경기장에는 "끝까지 싸우자. 우린 포기 안 해"라는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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