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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부천=김현회 기자] FC안양과 부천FC의 K리그2 역사 세우기가 치열하다.

FC안양은 지난 5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2 2021 부천FC와의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하며 K리그2 최초로 팀 통산 100승을 달성했다. 당시 안양은 5연승을 내달리며 역사를 달성했다.

이 상황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고 비교된 건 부천FC다. 2013년 2부리그가 생긴 이후 나란히 이 무대에서 함께 출발한 부천과 안양은 여러 모로 비교가 될 수밖에 없다. 연고이전의 아픔을 겪은 뒤 시민들의 힘으로 팀을 창단했다는 점부터 열정적인 팬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까지 닮았다. 더군다나 안양의 100승 상대가 부천이었다는 점 역시 특별했다.

승격과 해체 등으로 K리그2가 변화를 겪는 동안 부천과 안양 만큼은 K리그2를 지켜왔다. 이 두 팀의 K리그2 최초 100승 달성 경쟁은 올 시즌 개막 전부터 치열했다. 올 시즌 개막 전까지는 부천이 근소하게 유리했다. 부천은 95승을 기록 중이었고 안양은 94승을 챙겼었다. 그런데 부천이 올 시즌 1승을 챙기는 동안 안양은 5연승을 거두는 등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갔고 결국 부천보다 먼저 100승 고지를 달성했다.

부천과 안양의 100승 고지 선점은 나름대로 두 구단의 자존심을 건 경쟁이었다. 부천 구단에서는 100승 경쟁 사실을 파악하고 올 시즌 전 부천의 통산 기록을 모두 뒤졌다. 역사를 정리하면서 혹시라도 집계되지 않은 승리는 없는지 따져봤다. 연맹은 K리그2 플레이오프와 승강 플레이오프 등의 경기도 기록으로 인정한다는 해석을 내렸고 부천은 더 면밀히 역사를 정리했다. 하지만 부천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적은 있지만 승리를 따낸 적은 없다. 결국 안양이 먼저 100승에 도달했다.

안양 역시 부천을 제압하고 100승을 먼저 달성한 날 “K리그2 최초의 100승을 거뒀다”며 대대적인 홍보를 한 바 있다. 부천 구단 내부에서도 심각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100승 경쟁을 하면서 “우리가 안양보다 먼저 100승을 했으면 좋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부천 구단 관계자는 “선수들에게 부담이 될까봐 대놓고 말은 안 했지만 사무국 직원들끼리는 그래도 이왕이면 안양보다 먼저 100승을 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었다”고 전했다.

K리그1으로의 승격 경험이 없다는 건 아쉽지만 K리그2에서의 최초 기록에는 큰 의미가 있었다. K리그2에서 늘 비교되는 두 팀의 기록 경쟁은 그래서 더 흥미롭다. K리그2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는 두 팀은 대부분의 기록이 엇비슷하다. 올 시즌 성적은 부천이 꼴찌를 기록하고 있고 안양이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지만 2013년부터 쌓여온 기록은 한두 시즌의 부진으로 크게 격차가 생기지는 않는다. 두 팀의 맞대결에서는 안양이 12승 12무 11패로 근소하게 앞서있다. 안양이 부천에 1승을 앞서게 된 건 지난 5일 열렸던 부천과의 경기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다.

17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부천FC와 서울이랜드의 하나원큐 K리그2 2021 경기는 부천FC가 K리그2에서 치른 300번째 경기였다. 이날 부천 이영민 감독은 경기 전 “오늘이 부천의 300번째 경기인데 코로나19로 팬들의 응원은 들을 수 없지만 꼭 홈 첫 승을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전광판에는 300번째 경기를 기념하는 내용이 비춰졌고 장내 아나운서 역시 300번째 경기를 자축했다.

이 기록 역시 부천과 안양이 치열하게 경쟁했다. 안양은 부천이 300경기를 달성하기 하루 전인 16일 경남FC와의 홈 경기에서 K리그2 통산 300경기를 채웠다. 이 두 팀의 한 경기 한 경기는 K리그2에서 ‘최초’라는 역사를 쓰기 위한 치열한 승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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