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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수원=조성룡 기자] 장안에서 뺨 맞고 팔달에서 한 대 더 맞은 제주유나이티드였다.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수원삼성과 제주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원정팀 제주는 전반전에 주민규가 두 골을 넣으며 앞서갔지만 후반전에 제리치, 김건희, 헨리에게 연달아 골을 내주며 2-3으로 대역전패, 승점 획득에 실패하며 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불과 4일 전 제주는 그야말로 충격에 휩싸였다. 홈에서 수원FC를 만나 1-3 패배를 당했기 때문이다. 점수만 보면 평범할 수 있다. 하지만 아니었다. 전반전에만 조유민에게 두 골을 내주고 후반전 라스에게 한 골을 더 먹혔다. 경기 종료 직전 이창민이 한 골을 만회한 것이 전부였다.

물론 제주는 수원FC와의 첫 맞대결에서 1-2로 패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경기는 제주에 타격이 커 보였다. 지난 시즌 K리그2에서 단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수원FC를 상대로 2연패였다. 제주 남기일 감독도 충격이 커 보였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그대로 경기장을 떠났다.

그리고 4일이 지나 제주는 수원삼성을 만났다. 과연 수원FC전의 충격을 이겨낼 수 있을지 많은 우려가 있었다. 제주 남기일 감독은 경기 전부터 지난 경기를 언급하며 기자회견 불참에 대한 사과를 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원FC전 여파를 완전히 털어내기는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자 제주는 전혀 다른 팀으로 변모했다. 전반 17분 제주는 주민규의 깔끔한 헤더로 선제골을 기록했고 이후 페널티킥까지 얻어내면서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이를 안현범이 실축하며 수원삼성에도 기회가 생기는 것처럼 보였지만 제주는 전반 추가시간 주민규가 환상적인 추가골을 터뜨리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문제는 승기를 잡아놓고 제주가 허무하게 놓쳤다는 것이다. 전반전의 제주와 후반전의 제주는 달랐다. 후반전 제주는 급격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여기에 부상 선수도 있었고 김영욱이 퇴장 당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두 골을 넣어놓고 제주는 순식간에 세 골을 내주며 2-3 대역전패를 당하고 말았다.

제주는 지난 패배의 충격을 잊기 위해 이번 경기를 준비했다. 하지만 결과는 오히려 더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남기일 감독은 수원삼성에 상당히 강했다. 광주FC 감독 시절 2017년 8월에 0-1로 패한 이후 성남FC와 제주를 거치는 동안 K리그1에서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그런데 남기일 감독의 무패 행진도 여기서 깨졌다.

공교롭게도 제주의 두 경기는 모두 수원이 상대였다. 홈에서 장안구의 수원FC를 만난 제주는 원정에서 팔달구의 수원삼성을 상대했다. 그리고 두 경기에서 보여준 제주의 모습은 아쉬움을 가득 남겼다. 팔달에 뺨 제대로 맞고 장안에서 화풀이를 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뺨 한 대를 더 맞은 제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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