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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춘천=김현회 기자] 강원FC가 무려 10년 만에 울산현대를 제압하는 대역사를 노렸지만 결국 또 다시 실패했다.

강원FC는 12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벌어진 울산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홈 경기에서 전반 서민우의 득점과 실라지의 페널티킥을 뽑아냈지만 원두재와 불투이스에게 실점하며 2-2로 비겼다. 이전 5경기에서 2무 3패를 기록하며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강원은 후반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또 다시 승리 사냥에 실패했다. 특히나 2-1로 앞선 후반 종료 직전 불투이스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다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이 경기 전까지 강원은 울산과의 역대 전적에서 2승 4무 21패의 압도적인 열세였다. 이 경기에서 강원은 26골을 넣고 무려 52골을 허용했다. 27번의 맞대결에서 딱 두 번을 이겼다. 경기 전 이 질문이 나오자 김병수 감독은 “징크스라는 걸 믿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믿는 거고 안 믿는 사람은 안 믿는 거다”라고 반응했다.

경기 전 김병수 감독은 “이기고 지는 건 운도 많이 작용하는 게 사실이지만 실력이 부족해 우리가 울산에 많이 밀리지 않았나 싶다”면서 “그래도 울산을 한 번은 이기고 싶다. 돌이켜 보면 전북을 굉장히 오랜 만에 이긴 그 이후로 전북만 만나면 좋은 경기를 했듯이 울산도 한 번 이기면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원은 2009년 창단 후 울산과의 첫 맞대결이었던 2009년 5월 24일 원정경기에서 울산을 4-3으로 격파했다. 울산과의 첫 맞대결을 승리로 이끈 강원은 이후 3년 뒤 다시 한 번 울산을 잡았다. 2012년 5월 26일 울산 원정 경기에서 2-1 승리를 거뒀다. 당시 강원은 전반 37분 김은중의 득점 이후 고창현에게 골을 내준 뒤 전반 42분 정성민의 결승골로 승리했다.

이게 강원의 울산전 마지막 승리였다. 얼마나 까마득한 과거의 일인지는 당시 강원 선수 명단을 보면 알 수 있다. 울산전 승리를 거뒀던 10년 전 당시 강원에는 양한빈과 오재석, 백종환, 김명중 등이 뛰었다. 당시 강원은 김상호 감독 체제로 운영되고 있었다. 10년이나 된 까마득한 옛날 이야기다.

이후 강원은 울산을 상대로 18번 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3무 15패였다. 특히나 지난 2019년 7월 패배 이후에는 울산을 상대로 무려 7연패를 기록했다. 이런 절대 열세 속에서 치른 이번 맞대결은 10년 만의 승리를 위한 절호의 기회였다. 서민우의 선취골로 앞서 나갔던 강원은 이후 원두재에게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실라지의 페널티킥으로 다시 앞서나갔다. 10년 만의 울산전 승리, 더군다나 창단 이후 안방에서 울산을 처음으로 잡는 역사적인 순간이 눈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후반 종료 직전 강원의 10년 묵은 꿈은 물거품이 됐다. 불투이스에게 통한의 실점을 허용한 강원은 또 다시 ‘울산 사냥’에 실패했다. 경기가 끝난 뒤 김병수 감독은 “많이 아쉬운 경기였다. 그렇지만 우리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좋은 투혼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많은 경기에서 승리가 없지만 실질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2로빈 라운드가 시작됐는데 전북과 울산, 포항한테 전부 비겼다는 건 그래도 우리가 칭찬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0년 만에 울산을 잡을 뻔했던 강원은 그렇게 다시 한 번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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