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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ㅣ수원=명재영 기자] 수원삼성이 홈에서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12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1 15라운드 수원삼성과 제주유나이티드의 경기가 열렸다. 리그 무패를 달리고 있던 '절대 1강' 전북현대를 원정에서 3-1 완승으로 잡은 수원과 홈에서 하위권의 수원FC에 일격을 당한 제주의 만남이다. 경기는 전반 17분과 추가시간 주민규가 연달아 득점을 터트리면서 제주가 2-0으로 앞서갔으나 수원이 후반 5분 김건희, 후반 12분 제리치, 후반 40분 헨리가 세 골을 연달아 넣으면서 3-2 대역전승을 거뒀다.

홈팀 수원은 이날도 3-5-2 전술을 꺼냈다. 양형모 골키퍼가 골문을 지키고 박대원, 민상기, 장호익이 최후방을 지켰다. 이기제와 김태환이 좌우 윙백 자리에 서고 최성근, 김민우, 강현묵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그동안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던 고승범이 제리치와 투톱을 이뤘다. 최근 대활약으로 주목받고 있는 정상빈은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원정팀 제주는 3-4-3 전술로 대응했다. 오승훈 골키퍼와 홍성욱, 권한진, 정운이 수원의 공격을 막는 특명을 받았다. 정우재와 안현범이 날개 역할을 맡고 김봉수와 이창민이 중원에서 짝을 맞췄다. 최전방에는 조성준, 주민규, 공민현이 트리오로 나섰다.

선제 골은 제주의 몫이었다. 주인공은 주민규였다. 전반 17분 이창민이 오른쪽에서 올린 프리킥을 주민규가 깔끔한 헤더로 수원의 골망을 흔들었다. 공이 머리에 맞는 순간 경기장에 있는 모두가 득점을 떠올릴 만큼 깔끔한 마무리였다. 오프사이드 여부에 대한 VAR 판독이 이뤄졌지만 판정은 바뀌지 않았다.

경기를 재개하자마자 제주가 추가 득점 기회를 얻었다. 수원 수비진이 자기 진영에서 패스를 주고받는 동안 제주 공격진이 강하게 압박했고 공민현이 수원 수비진에 의해 페널티 박스 안에서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제주에 행운이 따르지 않았다. 키커로 나선 안현범의 슈팅이 골대 오른쪽으로 빗나가면서 1-0 스코어가 유지됐다.

수원의 위기는 계속됐다. 전반 24분 제주의 공격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페널티 박스 안에 있던 김태환의 손에 공이 맞았고 VAR 판독이 진행됐다. 이동준 주심이 온 필드 리뷰까지 진행하며 긴장했던 수원은 최종적으로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으면서 한시름 놓았다.

제주의 공세는 계속 됐다. 리드 상황에서도 수원을 계속해서 밀어붙였고 전반 추가시간 추가 득점을 터트렸다. 수원의 세트피스 공격을 차단한 뒤 빠르게 역습에 나섰고 주민규가 다시 한번 골망을 흔들었다. 제주의 짜임새 있는 조직력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2-0 리드로 제주는 편안하게 전반을 마쳤다.

수원도 홈에서 가만있지는 않았다. 후반 5분 제리치가 머리로 떨궈준 패스를 받은 김건희가 재치 있는 트래핑과 슈팅으로 점수 차를 한 점으로 줄였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헨리와 김건희를 투입한 박건하 감독의 전략이 들어맞는 순간이었다.

수원이 후반 이른 시간부터 쫓아가는 골을 넣으면서 경기에 불이 붙었다. 후반 10분에는 수원이 동점 기회를 잡았다. 이기제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파울로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을 얻었다. 그러나 수원의 동점 과정은 만만치 않았다. 제리치의 슈팅이 전반의 안현범과 똑같은 궤적으로 빗나가면서 홈팬들의 아쉬운 외침이 경기장을 울렸다. 곧이어 수원에 기적 같은 상황이 이어졌다. 오승훈 골키퍼가 제리치의 슈팅 상황에서 먼저 움직였다고 판단하여 이동준 주심이 이전 상황을 무효화시켰다. 두 번 실축은 안 된다는 간절함 속에 제리치가 제주의 골망을 흔들면서 경기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제주가 압도했던 전반과 달리 후반은 수원의 시간이었다. 수원이 동점을 만든 이후에도 제주를 몰아붙였고 결국 역전까지 성공했다. 후반 40분 이기제의 프리킥을 헨리가 강력한 헤더로 제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가 강한 제주를 상대로 0-2에서 3-2 스코어로 역전하는 순간이었다. 수원이 경기 막판까지 리드를 지켜내면서 경기는 수원의 3-2 대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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