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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 | 춘천=김현회 기자] ‘책 읽는 남자’ 강원FC 서민우가 데뷔골 소감을 멋지게 전했다.

강원FC는 12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벌어진 울산현대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홈 경기에서 전반 서민우의 득점과 실라지의 페널티킥을 뽑아냈지만 원두재와 불투이스에게 실점하며 2-2로 비겼다. 이전 5경기에서 2무 3패를 기록하며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강원은 후반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또 다시 승리 사냥에 실패했다. 하지만 서민우는 이날 득점하면서 K리그 데뷔골을 기록하는 등 의미있는 활약을 펼쳤다.

경기를 마친 뒤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서민우는 “작년에 주눅이 많이 들었다”면서 “신인 선수고 주변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실수를 하면 어떻게 하지? 뺏기면 어떻게 하지?’라는 게 신경이 많이 썼는데 에베레스트 산도 같은 하늘 아래 같은 산이듯이 다른 선수들의 연봉이나 명성 같은 건 신경 쓰지 않도록 노력했다. 내 강점만 보여주려고 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서민우와의 일문일답

경기 소감은.

경기를 이기지 못해서 아쉽고 우리 플레이를 다 하지 못한 것도 아쉽다. 그래도 응집력과 견고함을 보이는 거 같아서 나름 괜찮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에 실점하고 비겨서 아쉬움이 남는다.

오랜 시간 승리하지 못하는 게 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까.

일단 그런 부분을 우려하는 걸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오히려 원팀이 되려고 간절함을 가지고 노력하고 양보하고 헌신해서 이겨나가려고 한다.

오늘 승리하지 못했지만 데뷔골을 넣었다. 축하한다.

작년에 데뷔했지만 올해 데뷔골을 넣었다. 작년과 달라진 점은 일단 내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거다. 작년에는 뛰지 못하는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신경을 썼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어느 정도 신경 쓰지 않는 연습을 한 게 골로 나왔다.

‘신경 쓰지 않는 연습’이란 무엇인가.

작년에 주눅이 많이 들었다. 신인 선수고 주변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실수를 하면 어떻게 하지? 뺏기면 어떻게 하지?’라는 게 신경이 많이 썼는데 에베레스트 산도 같은 하늘 아래 같은 산이듯이 다른 선수들의 연봉이나 명성 같은 건 신경 쓰지 않도록 노력했다. 내 강점만 보여주려고 했다.

데뷔골 이후 축하 연락을 많이 받았나.

가족들이 좋아했고 친한 친구들한테도 연락이 많이 왔는데 아직 다 확인을 못했다. 날 아껴주는 분이 많다는 걸 느꼈다.

데뷔골 장면을 떠올려 본다면.

‘클리셰’이긴 한데 슬로우 모션처럼 느껴졌다. 내 생각처럼 공이 와서 찼는데 골망이 흔들리는 것까지 슬로운 모션이었다. 짜릿했다. 작년 FA컵 때 골을 넣고 자신감이 올라왔는데 이번 리그 데뷔골 이후 자신감 더 생길 거 같다. 왼발은 거의 안 쓰는 선수인데 왼쪽으로 와서 기술적으로 차려고 했다.

강원FC B팀을 오가고 있다. 장단점이 있나.

개개인의 선수들이 바라보는 관점에 있어서 장단점이 될 수 있다. 우선 A팀에서 뛰지 못했다라는 동기부여가 됐고 경기 감각을 올려서 A팀으로 올라가겠다,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많은 생각을 했다. B팀에 갔을 때 극한으로 나를 몰고 가려고 노력했다. B팀 제도는 좋은 게 많다고 생각한다.

인스타그램에도 철학적인 이야기를 장문으로 풀기도 하고 말도 굉장히 잘한다.

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시간 날 때마다 책을 본다.

오늘 데뷔골에 관한 소감을 한 문장으로 정리한다면.

‘신경 쓰지 않는 것, 그것은 초능력이다’라는 문장으로 정리하고 싶다.

누가 한 말인가.

내가 좋아하는 UFC 선수가 하는 말이다. 맥그리거를 이기고 그 말을 했는데 크게 와 닿았다.

오늘 인스타그램에는 어떤 글을 올릴 생각인가.

아직 말할 수는 없다. 기대해 달라.

올 시즌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나도 할 수 있다는 것, K리그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훈련 때는 잘하는 게 그게 경기장에서 실전 때 그대로 나오지 않는다. 항상 목표는 훈련 때만큼 실전에서 보여드리는 거다. 정신적인 걸 잘 다듬어야 한다. 소극적인 모습에서 탈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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