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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니어스|인천=조성룡 기자] 올 시즌 내내 인천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인천 조성환 감독은 만날 때마다 한 가지 단어를 빠지지 않고 이야기한다. 바로 '실수'다. 올 시즌 인천은 실수와의 싸움을 벌이는 것 같기도 하다. 특히 경기력이 좋지 않을 때는 더욱 그렇다. 조 감독은 "사소한 실수를 줄여야 한다"라는 말을 제법 많이 한다. 다른 감독들이 전략을 논할 때 조 감독은 꾸준하게 실수를 이야기한다.

11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1 인천유나이티드와 포항스틸러스의 경기에서도 그랬다. 경기 전 인천 조성환 감독은 0-3 완패를 당했던 대구FC전을 복기하면서 "계속된 실수를 줄여야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번 경기도 실수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사실 유독 조성환 감독만 실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니다. 경기력이 좋지 않은 팀들의 경우 감독들이 실수를 언급하기도 한다. 하지만 감독들이 말하는 실수는 결정적인 순간에서의 골 결정력이나 세트피스 상황에서의 수비 집중력 등을 꼽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조 감독의 뉘앙스는 이것과 달랐다. 조 감독은 "사소하고 평범한 부분들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크다"라고 말했다. 사실 조 감독이 더 완벽한 경기를 하기 위해서 이른바 '앓는 소리'를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조 감독의 우려는 그대로 그라운드에 나타나기 시작했다.

K리그 또는 축구를 보면서 우리가 자연스럽게 '당연하다'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있다. 가까운 같은 팀 선수에게 패스를 하면 같은 팀 선수가 받고 스로인을 하면 우리 팀 선수가 일단 받는다는 등이 있다. 그런데 인천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실수가 나왔다. 득점 기회로 연결할 만한 공격이 맥없이 끊어지거나 평범한 상황이 곧바로 위기로 이어졌다. 젊은 선수도 베테랑도 예외는 없었다. 전반전 김광석의 실수는 가슴이 철렁했다.

후반 14분에는 대형사고가 터질 뻔했다. 페널티박스 안에 높이 뜬공을 인천 김동헌 골키퍼가 잡지 못했다. 포항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송민규가 골망을 흔들었다. 만일 VAR 판독으로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지지 않았다면 김동헌에게는 이보다 더한 악몽이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의 시즌 흐름은 나쁘지 않다. 14경기에서 4승을 거뒀고 이날 경기에서도 1-1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만큼 선수들이 실수를 메우기 위해 더 노력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강등권 탈출 그 이상을 꿈꾼다면 조 감독이 지적한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

물론 축구에서 90분 동안 실수는 수없이 많이 일어난다. 하지만 인천이 보여준 실수는 아쉬움이 짙게 남을 수 있다. 조 감독이 왜 그렇게 '실수'를 언급하는지 이해할 수 있는 90분이었다. 하지만 이 작은 것 하나가 개선된다면 인천이 더 높이 올라갈 여지가 충분히 있다는 것도 보여준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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