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니어스 | 수원=홍인택 기자] 후반전 20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엄원상이 부상에서 돌아오면서 광주의 양 날개 '엄브로'가 다시 가동됐다. 다만 엄원상이 부상에서 갓 복귀한 상황이었기에 효과는 크지 않았다.

11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는 수원FC와 광주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경기가 치러졌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광주를 둘러싼 다양한 상황이 있었다. 대구FC와 울산현대에 연달아 패배하면서 어려운 흐름을 탔지만 FC서울과의 경기가 취소되며 10일의 휴식 시간을 벌었다. 그리고 경기를 앞두고 발표된 선수 명단에 엄원상의 이름이 올라와 있었다.

엄원상은 지난 3월 20일 제주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무릎을 잡고 쓰러졌다. 무릎 내측 인대를 다치면서 장기 부상을 피할 수 없었다. 광주는 이후 김주공의 활약, 펠리페의 합류, 엄지성이라는 신예를 내세우며 고군분투 했지만 엄원상 없이 시즌을 치르면서 어느덧 K리그1 최하위까지 내려왔다.

물론 수원FC에 비해 한 경기를 덜 치렀기 때문에 최하위를 기록 중인 이유도 있다. 그러나 김호영 감독은 "승점을 딴다면 중위권 싸움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특히 이날 엄원상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후반 교체 투입을 노리고 있다. 팀에서 정상 훈련을 했다. 경기 감각 등에서 적응한다면 엄원상의 장점을 발휘하지 않을까"라며 기대하는 모습이었다.

전반전 알렉스의 세트피스 득점으로 1-0으로 앞서던 광주는 후반 6분 송승민을 빼고 엄원상을 투입했다. 광주가 그토록 원하던 세 명의 공격진이 모습을 드러냈다. 광주는 남은 후반 경기 시간 동안 펠리페를 중심으로 '엄브로' 엄원상과 엄지성이 측면에서 공격을 이끌었다.

두 선수의 투입은 수원FC로서도 부담이다. 김도균 감독도 "엄원상이 후반전 투입될 것"이라며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면서 "두 선수 모두 속도가 빠르다. 우리로서는 공간을 주지 말아야 한다"라며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후반전 들어 광주가 다소 내려서기 시작하면서 수원FC가 공을 잡는 시간이 길어졌다. 하지만 그럴 수록 엄원상에겐 기회가 오기도 했다. 오른쪽으로 공을 끌고 오던 헤이스는 공간을 침투하는 엄원상에게 좋은 패스를 뿌렸고 엄원상은 오른쪽 측면을 돌파하면서 좁은 각도에서 슈팅을 기록하기도 했다.

다만 김호영 감독이 원하던 좌우 측면을 흔드는 모습, 더불어 '엄브로'의 가세로 파생될 수 있는 펠리페의 시너지 효과는 크게 드러나지 않았다. 결국 후반 26분 광주는 확실한 득점 기회가 나오지 않자 엄지성 대신 김주공을 투입하면서 '엄브로' 콤비의 축구는 20분 만에 새로운 조합으로 다시 꾸려졌다.

경기를 마친 후 김호영 감독은 엄원상의 플레이에 대해 "아무래도 경기 감각이 좋았을 때보다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면서 "경기 감각이 떨어지다 보니까 본인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위협적으로 상대를 흔들어줬다. 나쁘지 않았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안타깝게도 광주는 정규시간 4분을 남겨두고 무릴로와 라스에게 실점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비록 이번 시즌 첫 3연패를 거뒀지만 엄원상의 합류는 향후 순위 레이스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상에서 막 복귀한 엄원상은 점점 경기 감각을 끌어 올리며 엄지성과 '엄브로'로서 발을 맞출 예정이다.

intaekd@sports-g.com